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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보면 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약한 외화내빈(外華內貧)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교회 외형은 아직까지는 성장세다. 전체 신자 수는 536만여 명으로 2011년에 비해 1.6 증가했다. 복음화율(신자 비율) 또한 10.3로 0.1p 높아졌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빨간 불이 켜진 지 오래다. 한국교회 내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주일미사 참례율은 22.7로 주일미사 참례율을 집계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르신 신자는 10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청소년 신자는 24 줄어들었다. 신학생, 수도회 수련자 모두 감소 추세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미한 폭이나마 신자가 늘고 있다는 외형적 지표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에 속병이 깊어가는 형국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큰 성당에서 노인 몇 명만 미사에 참례하는 유럽교회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전년도 교회 통계가 나오는 이맘때쯤뿐이다. 피부에 와 닿는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아서일 것이다.
단박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 위기의식만큼은 공유해야 한다. 외형적 성장이 멈추는 것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계는 숫자로 보여주는 교회의 얼굴이다. 숫자만으로 한국교회 오늘을 단정할 수 없다고 해서 숫자가 드러내는 함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 얼굴을 꼼꼼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