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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눈앞에 둔 몇 달 전 암 선고에도 "희소식이다" 하고 말씀하시던 윤 요안나 수녀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진통제 한 번 맞지 않으시며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셨지요. 그 말씀 그대로 초연하게 죽음을 맞으며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던 모습, 당신에게 이별 인사차 온 수도자들에게도 상냥한 목소리로 미소와 함께 덕담을 건네던 모습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다들 지상의 이별에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을 흘렸지요. 그런데 수녀님은 "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하시며 담담하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셨지요. 수도자들이야 기쁨으로 배웅하는 듯했지만, 저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짧은 만남, 긴 이별의 아픔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수도자들이 정성 들여 만든 꽃차에 누운 윤 요안나 수녀님은 수많은 평신도와 수도자들의 연도, 찬양 노래 속에 하느님 품에 안겼습니다. 그것은 수녀님이 지상 수도여정에서 쌓으신 희생 공로와 죽음 앞에서도 하느님 현존을 보여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기도는 참새처럼, 일은 제비처럼 하라던 당신은 손에서 호미를 놓지 않으셨고 밭을 매셨지요.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쌩쌩 뛰어다니시며 손길 닿지 않는 곳이 없던 부지런함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누구에게나 한결같은 친절을 보인 당신이셨지만, 특히 가엾고 불쌍한 형제들에게 더 큰 사랑으로 다가가신 모습은 우리의 훌륭한 표양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더 애틋하게 다가가 영육의 건강을 챙기던 모습을 떠올리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눈보라 속에서도 갓 구운 빵을 가슴에 안고 오시기도 했지요.
천국에 계실 윤 요안나 수녀님. 큰 소리로 불러봐도 그렇게 큰 누가 되지는 않겠지요? "요안나 수녀님, 어머니 같으신 수녀님, 어머님. 당신을 뜨겁게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