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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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묵주이야기] 67. 유ㆍ묵주기도 무환!(유비무환)=환희

이병순 미카엘(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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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는 당신의 죽음에 관한 근심이 생활의 전부이셨다. 우연한 기회에 옆집 아가타 할머님 권유로 성당에 나가시게 됐고, 55세 때인 1958년에 교리문답 100문제를 외우고 `안나`라는 세례명으로 입교하셨다. 늘 주일만 지키시던 분이었음에도 누군가 선종했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재봉틀을 이고 상가에서 수의를 재단하는 재봉틀 봉사로 당신 죽음을 준비하셨던 분이다.

 영세 후 3년 만인 1960년 초 막내 사위가 로마에서 사온 귀한 묵주를 선물로 받고, 묵주기도 방법을 배운 이후부터는 74세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묵주기도를 바치셨다. 어머니의 묵주기도 지향은 우리 삼남매와 일가친척의 안위, 주변 아는 분들을 위한 기도와 나라의 안녕이었다. 묵주기도를 하는 것이 일과이고 생활의 전부이셨다.

 이후 가족과 친족 중에는 입학시험에 낙방이 없고, 사회생활을 하는 자제들은 승진과 영전을 거듭하고, 가족과 친지 등 주위 모든 이가 행복하고 화목한 분위기뿐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3년 뒤부터 우리 가정에 약간의 변화가 왔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부도가 나는 사업실패를 맛보게 됐고,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고혈압과 당뇨 등 시련이 닥쳤다. 이때 내가 레지오에 다시 입단하고, 예비단원인 아내 로사에게 "부모가 묵주기도를 하면 자식과 가정이 평안하니 이제부터 묵주기도를 열심히 꾸준하게 하자"고 말했다.

 나는 레지오 단원으로서 주회 때 하는 5단에 5단을 더해 10단씩 바치고 있지만, 로사는 매일 40단을 바친다. 어머니의 셀 수 없는 묵주기도에 비할 수는 없지만, 우리 가정은 그 뒤로 묵주기도 은총으로 우리 삼남매 가정과 사돈댁, 손주, 외손주 등 학업과 사업, 노후 모두 편안하다. 이에 주님께 감사하고 `하늘에는 주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를 믿는 이들에게 평화`를 신조로 삼고 있다.

 묵주기도에 관한 일화가 더 있다. 내가 첫 번째로 레지오에 입단한 것은 1970년대 말 여의도본당 시절이다. 매일 바치는 묵주기도를 보고 있던 5세 딸 수민(헬레나)이가 내 묵주를 들고 자기도 묵주기도를 할 줄 안다고 했다.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성호를 긋고 "전능하신 천주 성부…" 하는 모습이 흉내 내는 정도를 넘어 제법 잘하는 것이었다.

 소문이 나 주위 어른들이 묵주기도 좀 가르쳐 달라고 하면, 우선 묵주가 있느냐고 묻는 것이 첫 번째이고, 없다고 하면 아빠 것과 엄마 것, 자기 것 모두 들고 방으로 들어가 정식으로 성호를 긋고 레지오 단원과 똑같이 묵주기도를 가르치곤 했다.

 딸의 이러한 모습이 자랑스러웠고, 우리 가정의 행복과 화목함을 주위에서도 무척 부러워했다. 외손녀와 손주에게도 첫 영성체 기념으로 묵주를 선물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가정은 4대째 묵주기도 가정이다.

 나는 국가 장례지도사로서 본당 봉사와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회장 봉사를 하면서 선종한 연령들과 주교님, 신부님들께도 염습 과정의 마지막으로 묵주를 손에 감아드리고 입관을 마감한다. 돌아가신 연령이 연옥을 면하고 승천을 바라는 기도를 하시도록 말이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에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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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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