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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소문 순교성지의 역사공원 조성이 가시화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최근 서울대교구 서소문 역사공원ㆍ순교성지 조성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안으로 기존 서소문 공원을 근린공원에서 역사공원으로 변경하는 건을 심의키로 했다. 심의가 통과되면 서울대교구가 서울시 중구와 함께하는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 사업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가 중구에 역사공원 조성을 제안한 지 2년 6개월 만의 경사다.
500억 원의 정부 예산이 소요될 역사공원은 역사문화 체험 공원으로서 역할, 인간 존엄을 드러낸 세계적 순교성지로 부각, 공원으로서 활용도 증진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역사공원은 조만간 설계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해왔듯이 한국교회에서 서소문 순교성지가 지니는 의미는 각별하다. 올해 안으로 시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느님의 종 124위 가운데 27위가 순교한 곳이고, 103위 순교성인 중에서도 무려 44위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명실공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순교성지인 것이다.
서소문 순교성지는 신앙을 증거한 순교터일 뿐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근대정신을 보여준 곳이라는 점에서 한국 근대사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같은 순교성지를 종교적으로는 물론 근대적 가치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세계 최대 순교성지로 조성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올해 안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시복식을 주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느님의 종 124위가 시복되고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이 궤도에 오르면 한국교회의 순교자 현양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어느 때보다 신자들의 기도가 필요한 때다. 서소문 순교성지가 순교신심을 일깨우는 역사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두 손을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