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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마음 가는 곳, 그것은 사랑!

김혜경 세레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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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이탈리아 작가 중에 수산나 타마로가 있다. 그녀의 대표적 작품으로 1994년에 출간된 「마음 가는 대로(Va dove ti porta il cuore)」라는 소설이 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이탈리아에서 100만 부 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후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세계 45개국에 번역돼 200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교황청 권장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1995년 이래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올가라는 할머니가 미국에 있는 십대 손녀에게 보내는 일기 형식의 편지 글이다. 일상을 통해 고통스러웠던 삶의 여정을 손녀에게 들려주는 고백 투의 자서전으로 가부장적 집안에서 성장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편 아우구스토와의 불행했던 결혼, 단 한 사람의 연인 에르네스토와의 만남과 그의 죽음, 딸 일라리아와의 불편한 관계, 손녀의 엄마이자 자신의 딸 일라리아의 죽음을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대단히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거기에는 삶에 대한 열정과 고통이 담겨 있다. 그녀가 했던 단 한 번의 거짓말, 곧 연인 에르네스토의 딸을 남편의 딸이라고 속인 것이 딸 일라리아의 불행으로 이어졌고, 올가는 이를 손녀에게 숨김없이 고백한다.

 소설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갇힌 보수적인 올가의 세대를 거쳐 여권 운동에 물들었던 일라리아와 엄마의 영향 하에 가치관의 혼돈을 겪으며 삶의 중심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손녀에 이르는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의 갈등과 20세기 여성들의 문제를 통찰하게 해준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운명에 직면하여 할머니가 손녀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전하는 삶의 진실과 사랑의 체험을 담고 있는 것이다.

 소설에서 할머니는 손녀에게 "어른으로 자라면서 잘못된 것들을 올바르게 바꾸고 싶을 때마다 최초로 혁명을 일으켜야 할 대상은 네 자신 속에 있으며, 그것이 최초의, 가장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라.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위험한 실수 중의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없이 투쟁한다는 거야"라고 조언한다. 또 "네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모를 때, 되는 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앉아서 기다려라.…네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할 때 `마음 가는 곳`으로 가거라" 하고 당부한다.

 "우리 현대인들은 이웃, 형제자매들에 대한 책임감을 상실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연민을 경험해야 할지를 잊었습니다. 무관심의 세계화가 우리에게서 슬퍼하는 능력을 제거해 버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7월, 이탈리아의 람페두사 섬을 방문, 불법이민자 수용소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이민자들에 대한 국제적인 무관심을 비판하고 양심의 각성과 형제애를 촉구하면서 한 말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사랑하여라. 그리고 마음 가는 대로 하여라"고 했고, 이 말씀을 주제로 2013년 12월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주교회의 직원 피정을 지도했다. 이 말씀은 추상적 가르침이 아니라 인간이 궁극적으로 바라고 지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었고,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달라진 교회 분위기와도 상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성에서 감성으로, 머리보다는 마음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자로서의 측은지심이 이웃의 고통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모습, 타인의 아픔에 울음을 멈춘 메마른 감정과 대조를 이루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논쟁들은 아직도 너무 격렬하다. 성급한 말과 상반된 많은 무장한 감정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속에서 우리의 이웃들은 경제 문제, 치매 부모에 대한 부양 문제, 무한한 자기계발의 홍수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로 절망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인간의 감성과 사회적 서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새해에 진정으로 바라는 복(福)이 `하느님=사랑`이신 분의 신원에 근거한 `인간다운` 삶을 희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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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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