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 김요한(시인)
"너희는 이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그러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말했습니다.
"십자가가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인가?"
"저 무거운 것을 어떻게 지고 가란 말인가?"
그리고 한 사람 두 사람 자리를 뜨더니
모두가 떠나가고 예수님 혼자만 남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외롭고 남루한 노인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와 말했습니다.
"제가 이 십자가를 지고 따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남들이 버린 것을 먹고 사는 거지입니다.
그래서 이 십자가도 남들이 버렸으니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그대에게 큰 축복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