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빚을 지며 살고 있습니다.
하늘에 빚지고 땅에 빚지고
나무와 꽃들에 빚지고
그리고 강물에도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빚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독촉하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언제 갚을 것이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아아, 그때 나는 알았습니다.
빚을 갚는 것은 바로
사랑을 나누는 일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