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못 되는 한 있어도 보편교회 일치 지킬 것” 당국 징계로 귀향 조치… 복학 가능성 차단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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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중국 베이징 국립 신학교의 신학생들이 교황청의 승인 없이 서품된 불법 주교들과 미사를 봉헌할 수 없다며 지난달 29일에 예정됐던 졸업미사를 거부했다. 신학교 당국은 신학생들이 졸업미사 거부 움직임을 보이자 중재에 나섰지만 신학생들이 뜻을 굽히지 않아 결국 졸업미사를 취소했다.
졸업미사는 2006년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쿤밍교구 주교로 서품돼 2010년 신학교 학장을 지낸 조셉 마 잉린 주교가 주례할 예정이었다. 마 주교는 불법 주교로 서품된 후 교황청에 의해 파문된 바 있다.
신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신학교 당국은 중국 신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이면서 중국 애국회 의장인 존 팡 싱야오 주교에게 중재안을 제시했다. 팡 주교는 1997년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링이교구 주교로 서품된 후 친 애국회 성향으로 기울어진 인물이다. 신학생들은 팡 주교가 지난 몇 년 간 불법 주교 서품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를 들어 팡 주교를 통해 전달된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마 주교가 베이징 신학교 학장에 부임한 해부터 신학교에서는 졸업 증서만 발행하고 있을 뿐 졸업미사는 봉헌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졸업미사를 봉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학생들은 동요했고 불법 주교들이 주례하는 미사에는 참례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베이징 신학교 졸업미사가 결국 취소된 후 신학교 대학원 과정이 9월까지 중단될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베이징 신학교 신학생들이 애국회 소속 불법 주교들의 미사를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1월 6일에는 130명이 넘는 신학교 전체 학생들이 12명의 불법 주교 서품식에 참석하기를 거부한 일도 있었다. 당시 베이징의 성모무염시태 대성당에서 열리기로 했던 불법 주교 서품식은 신학생들과 신자들의 참석 거부로 규모가 축소됐고 당초 12명이 서품되기로 했던 불법주교도 5명으로 줄어들었다.
졸업미사 참석을 거부한 신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신속하게 집행됐다. 모든 신학생들은 고향으로 귀향 조치 됐고 복학 가능성이 차단됐다. 신학생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우리는 비록 사제가 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교황님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보편교회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일치를 이루고 순수한 영혼으로 남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