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쿠바 국민들이 2012년 쿠바를 방문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환호하고 있다. 【CNS】 |
쿠바는 스페인 식민지 영향으로 가톨릭 신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 1127만 명 가운데 676만 명(60)이 가톨릭 신자다. 대교구 3곳을 포함해 11개 교구가 있으며 본당은 305개가 있다. 추기경은 1명으로 아바나대교구장 오르테가 이 알라미노 추기경이 있다. 주교는 23명. 사제는 404명으로 이 가운데 교구 사제가 227명이고 수도회 사제는 177명이다.
쿠바 가톨릭 교회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서면서 탄압을 받기 시작했다. 1961년 소련과 공식적으로 동맹을 맺고 공산국가임을 선포한 쿠바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았다. 350여 개에 이르는 가톨릭 학교를 몰수해 국유화했고, 사제들을 추방했다. 허가 없이는 종교적 집회와 교회 내 활동을 금지했다.
그러나 1976년 헌법이 바뀌면서 종교 활동이 부분적으로 허용됐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교회와 정부는 느리게나마 발전적 관계를 이어갔다. 특히 1989년 12월 당시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이던 로저 에체가레이 추기경이 쿠바를 방문해 피델 카스트로 의장을 만나면서 쿠바와 가톨릭교회 관계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4년 뒤 에체가레이 추기경은 쿠바를 다시 방문해 카스트로 의장을 만났다. 이때 쿠바 가톨릭 주교단은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딥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미국과 카스트로 정권에 평화와 화해를 위한 정치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에체가레이 추기경과 카스트로 의장은 주교단 성명을 지지하며,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종식을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1996년 바티칸을 방문하면서 교황과 만났다. 이는 199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쿠바 사목 방문 계기가 됐다. 쿠바를 찾은 교황은 “쿠바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하며, 세상은 쿠바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면서 사회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 모두를 비판했다. 또한 독재자 카스트로에게 종교 자유, 낙태 금지 등을 당부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앞서 1997년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의 사목 방문을 준비하면서 30여 년 동안 금지했던 성탄절 행사를 허용하고, 성탄절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했다.
교황 사목 방문 이후 가톨릭 교회에 대한 제재는 점차 완화됐다. 외국인 사제에 대한 비자 발급이 이뤄졌고, 가톨릭 매체 운영도 허용됐다.
14년 뒤 교황은 쿠바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베네딕토 16세 교황이었고,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피델 카스트로가 아닌 그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였다. 자유와 평화, 정의의 가치를 역설했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정치범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네딕토 16세는 더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예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할 수 있도록 성 금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주기를 요청했다. 쿠바 정부는 교황의 뜻을 받아들여 성 금요일을 공휴일로 정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