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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자비의 교회 몸소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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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 2주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

▲ 가난과 자비의 교회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는 지난 2년간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갔다. 사진은 지난해 8월 방한한 교황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봉헌하기 전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13일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2주년이 되는 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난 2년 행보를 정리한다.

지난 2년간 교황은 ‘가난한 교회’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는 자비의 교회’를 세상 곳곳에 전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였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모범으로 삼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프란치스코’를 교황 이름으로 선택한 그는 교황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선보였다.

교황은 가난하고 무관심 속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늘 가장 먼저 다가갔다. 이탈리아 첫 사목 방문지는 아프리카 난민과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사는 람페두사 섬이었다. 그는 유럽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아프리카 난민을 찾아가 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교황은 생계를 위해 유럽으로 오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람페두사 앞바다에서 사고로 해마다 수백 명씩 빠져 죽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곳에 와서 기도하고 사람들 양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교황으로서 처음 주례하는 성삼일 전례인 성 목요일 발씻김 예식을 청소년 교정시설에서 거행했다. 교황은 이곳에서 ‘여자’ 청소년과 ‘무슬림’ 청소년의 발을 씻겨주고 입을 맞췄다. 그동안 발씻김 예식이 남성 신자들 위주로 이뤄졌던 관례를 깨트린 것이다. 세상과 사회 가장자리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보듬는 데 있어 교회 관례나 관습은 중요치 않았다.

지난해 한국을 사목 방문했을 때 일정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올해 초 필리핀 사목 방문에서는 어린이 보호시설을 예정에 없이 깜짝 방문하며 바티칸에서 노숙하는 이들에게 침낭을 선물하고 샤워시설을 만들어 주는 데서 ‘가난과 자비’의 교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교황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그는 교황이 된 후 4차례 시성식을 주례했는데 교황이 성인으로 선포한 복자 대부분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이다.

교황은 선출 직후부터 지금까지 교황청 개혁과 바티칸 은행 투명화를 진두지휘하며 쇄신하는 모범을 보였다. 교황청 개혁을 위해 다양한 나라 출신 추기경으로 구성된 추기경평의회를 꾸려 유럽 중심이 아닌 세계 교회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교황청 사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추기경을 임명하는 데에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교회를 배려했다.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와 오세아니아 섬나라 통가 아시아 최빈국 미얀마는 2월에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을 배출할 수 있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는 교황은 2014년 12월 17일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는 데 화해를 주도했다. 교황은 두 나라 교섭이 진통을 겪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직접 편지를 써 국교 정상화를 독려했고 두 나라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협상 자리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와 중동지역 평화를 위해 단식과 기도의 날을 선포하는 등 사람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도록 독려했다.

노숙인 일용직 노동자 범죄자 등 사회에서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보내 위로하며 한없이 자애로운 모습을 보이는 교황이지만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잘못과 탐욕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교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돈을 우상화하고 인간을 소모품으로 여겨 착취하고 버리는 ‘배척의 경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 경제 체제의 핵심에 사람은 없고 오로지 돈만 있다”면서 “인간은 불균형이 지배하는 사회 경제 체제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주위 만류에도 이탈리아 마피아 본거지를 찾아가 미사를 집전하면서 “마피아는 악을 숭배하고 공동선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들을 파문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교황청에서 일하는 고위 성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성탄 인사 대신 교황청 성직자들이 빠지기 쉬운 ‘15가지 병폐’를 거론하면서 성직자들의 모범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 방한 후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제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내 죄와 잘못을 돌이켜 본다”고 답했다. 언제나 낮아지고 겸손해지려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항상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말하는 교황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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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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