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CNS】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 이 나라의 가장 시급한 정치적 사회적 과제가 ‘가난의 극복’이라는 점은 극도의 아이러니다. 대부분의 미국 정치 평론가들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될 이슈를 ‘중산층’(의 붕괴)으로 본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 가톨릭교회의 신학자 사회과학자들 활동가들은 오히려 ‘가난’과 ‘불평등’이 핫 이슈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한 바람을 담은 종교 지도자 회의가 5월 11일부터 미국의 가톨릭 명문 조지타운대학교에서 열렸다. 이틀째인 12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흘 동안 이어진 회의에는 미국의 시민사회 종교계 정치 지도자 120여 명이 참여했다. 예수회가 운영하는 조지타운대학교 ‘가톨릭 사회교리와 공적 영역 이니셔티브’와 개신교 복음주의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패널 참석자는 「우리 아이들: 위기의 아메리칸 드림」의 저자이자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 보수적 씽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소장 아서 브룩스(Arthur Brooks) 그리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 J. 디온(Dionne)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 등 네 명이다. 의도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구도와 정치학자 2명으로 구성해 균형을 갖췄지만 토론은 비교적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중심을 이뤘다.
‘부잣집 아이들과 가난한 아이들 사이의 늘어나는 격차’에 대한 퍼트남의 기조 강연에 이어 보수적 시각의 브룩스 소장은 “자유기업이 성취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사회안전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가난 극복을 위해서는 가난한 이들을 형제로 여기고 실제로 가난한 이들에게만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하며 정부지원은 항상 노동력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매우 비판적으로 미국의 가난을 역사에 빗대어 차별과 인종 분리를 곧바로 연상케하는 ‘(경제적) 계층에 따른 분리’로 오늘날 미국사회 현실을 평가했다. 과거에는 피부색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분리했지만 이제는 경제적 능력과 수입으로 선택된 소수와 기회조차 박탈된 상태의 다수가 사회 계층으로 분리됐다는 것이다.
그는 퍼거슨 미주리 그리고 볼티모어의 폭동은 “가난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오바마는 점점 더 ‘가난’이라는 단어는 ‘불평등’의 현상으로 대치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산층이 겪고 있는 일들과 무너지는 기회의 사다리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가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미국 근로자 중 하위 90가 차지하는 수입이 지난 40년 동안 내내 줄었다. 반면 엘리트 계층은 자녀들을 사립학교와 특권층 클럽에서 교육시킴으로써 자신들을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과 계층적으로 분리한다.”
토론 말미에 디온은 가난 문제에 대한 관심을 종교가 이끌어야 하지 않는가 하고 질문했다. 오바마는 민주당 정부가 낙태 피임 등 생명윤리 문제들로 인해서 가톨릭교회와 긴장 상태에 있지만 그것이 결코 가난 극복을 위한 협력에 장애는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회의는 사흘 동안 경제와 가정 개인과 사회의 책임 연대와 지원 인간 생명과 존엄성 권리와 책임 인종과 계층 교회 및 종교와 시민사회 기업과 근로자 보수와 진보 등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주요 이슈와 주체들을 선택과 대치가 아니라 협력과 연대의 개념으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시 말해 가난한 이들의 고통 앞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모두가 협력하는 것”(all hands on deck) 뿐임을 이 회의는 내세우고 있다.
이 회의가 처음 기획되던 해는 ‘가난한 이들’이 통치 이념의 핵심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던 2013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