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토리노 사목방문 중세 때 가톨릭 교회 박해 받은 발도파 교회 찾아 용서 청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21~22일 이탈리아 토리노를 사목 방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를 전했다.
미국 가톨릭 뉴스(CNS)에 따르면 교황은 22일 개신교회인 발도파 교회를 찾아가 중세 가톨릭 교회가 발도파 신자들을 박해한 역사에 용서를 구했다. 교황은 발도파 목사와 신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리스도인 같지 않은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행동한 과거에 용서를 청한다”면서 “주님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도파 교회는 12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재력가였던 베드로 발도(Petrus Valdes)가 자신의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복음을 선포하고 다녔는데 그를 따르는 이들이 모여 발도파 교회를 이뤘다. 로마 교회는 발도파 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신자들을 박해했다.
발도파 교회 유제니오 베르나르디니 목사는 “교황이 발도파 교회를 찾은 것은 가톨릭 교회가 발도파 교회를 추방하고 높이 쌓아 올린 담을 넘어온 것과 같다”면서 교황의 역사적 방문을 환영했다. 베르나르디니 목사는 또 “당시 발도파 교회는 평신도들이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라틴어가 아니라 현지 언어로 된 성경을 나눠준다는 이유로 단죄당했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디니 목사는 교황에게 1532년 발도파 교회가 프랑스에서 처음 인쇄한 성경을 선물했다.
교황은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함께 힘을 모으자”면서 “주님께서는 두 교회가 친교를 나누며 살도록 도와주실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21일 토리노 비토리오 광장에서 야외 미사를 주례하고 토리노주교좌성당을 방문해 예수님 시신을 감싼 수의로 알려진 ‘토리노 성의’(聖衣)를 참배했다. .
교황은 “토리노 성의는 예수님 얼굴과 상처 난 몸을 떠올리게 하며 동시에 부당한 박해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리노 성의는 인간을 위한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야외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 사랑을 강조하며 “하느님께선 인간을 사랑하시는 데 결코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님께선 인간을 사랑하기에 사람이 되셨고 인간을 사랑하기에 죽고 부활하셨다”면서 “그 사랑은 우리가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토리노 사목방문은 토리노 출신 성인 요한 보스코(1815~1888)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설립한 살레시오회 사제와 수도자들을 만난 교황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항상 해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 힘써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토리노 청년들에겐 진실한 사랑을 호소했다. 교황은 “쾌락과 가벼운 사랑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용하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쾌락주의 물질만능주의 소비주의는 금세 꺼지는 거품과 같다”면서 청년들이 주님 안에서 희생과 봉사 존경과 존중의 가치를 찾기를 요청했다. 이 밖에도 교황은 이주민과 노동자 노숙인 등을 잇달아 만나며 예수님 사랑과 위로를 전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