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3일
세계교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우리 예수님은 부활하셨는데 너희 예수님은 언제 부활하시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와 부활 대축일 등 일치 노력 빠른 행보

▲ 1964년 가톨릭과 동방정교회 간의 화해의 선물로 동방정교회 측이 선물한 이콘화.

바티칸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사무실 벽에는 사연 깊은 이콘 한 점이 걸려 있다.

사도 베드로(이콘화 왼쪽)와 안드레아가 오랜 세월 헤어져 살다가 극적으로 상봉한 이산가족처럼 얼싸안고 볼을 비비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1964년 콘스탄티노플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가 교황 바오로 6세에게 선물한 것이다. 사도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친형제 사이다. 그리고 베드로는 서방교회를 안드레아는 동방정교회를 대표하는 성인이다.

이 그림 한 점에 1000년 동안 갈라져 살아온 형제(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서글픈 현실과 이제는 다시 만나 옛날처럼 한지붕 아래에서 살아야 한다는 바람이 녹아 있다.

하지만 떨어져 살아온 시간이 너무나 길기에 과연 ‘일치’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교회의 잦은 접촉 특히 종교간 대화에 적극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행보를 보면 1000년 세월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해 6월 29일 성 베드로대성당에서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 축하 사절로 방문한 동방정교회 측 특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너희 예수님은 일어나셨냐?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2일 한 사제 모임에서 이런 농담을 했다.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가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한 사람이 ‘너희 예수님은 일어나셨냐?(부활하셨냐?)’고 묻자 상대방이 ‘우리 예수님은 다음 주 일요일에 일어나실 거다. 너희 예수님은?’ 하고 되물었다.”

교황은 두 종교의 부활 대축일이 서로 다른 현실을 지적하고 “가톨릭 교회는 정교회든 개신교든 모든 그리스도인이 한 날짜에 예수 부활을 경축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뒤인 19일 바티칸을 방문한 시리아 정교회의 에프렘 2세 총대주교는 교황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나와 “시리아 정교회는 가톨릭과 부활절 날짜를 통일시킬 협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레고리오력을 쓰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달리 동방정교회는 ‘서양 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어 부활 대축일 등 주요 축일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교황은 지난해 11월 말 터키를 사목 방문했을 때도 동방정교회의 상징적 수장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만나 “종교 간 화합과 일치를 위해 힘을 합하겠다”는 요지의 공동 결의문을 이끌어냈다.

교황은 이때 “가톨릭 교회가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정교회와 일치하는 것”이라며 “두 교회는 이미 일치를 위한 길을 가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는 이를 위해 어떠한 요구 조건도 내걸지 않겠다”고 적극적 의지를 피력했다.

교황은 지난해 5월에도 이스라엘 방문 중에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두 교회의 화해를 재확인하고 일치를 위한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만남에서 두 지도자는 사이좋게 손을 잡고 예루살렘 주님 무덤성당에서 내려오고 교황은 고개를 숙여 총대주교 손에 입을 맞췄다. 이런 장면들은 두 교회가 화해의 다리를 건너와 일치를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확신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부터 한 발 한 발

이런 우호적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조성된 것은 결코 아니다. 두 교회는 1054년 공식적으로 결별한 이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처음 만나 화해한 후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이콘화는 1964년 공의회에서 두 교회 지도자가 서로에 대한 파문(破門)을 철회하고 화해할 때 정교회 측에서 선물한 것이다. 당시 정교회 측이 가톨릭의 공의회 참관 초대에 수락 의사를 밝혀온 게 지금과 같은 화해와 협력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두 교회는 그동안 몇 차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는가 하면 여러 위원회를 가동해 신학적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또 1978년부터 상대 교회의 주보 축일에 축하 사절을 파견하는 것을 아름다운 전통으로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교황청은 정교회 수호 성인인 안드레아 사도 축일(11월 30일)에 정교회는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에 각각 특사를 파견해 축일 미사를 함께 봉헌한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7-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4. 13

필리 4장 6절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