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7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이땅에 평화- 커버스토리]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무엇이 문제인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경제성 논리에 환경과 생물 보호는 뒷전 되나

“이제는 강에 이어 산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우후죽순으로 추진되는 케이블카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미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는 155개의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주교회의 환경소위도 반대 성명 발표

강원도와 양양군이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면서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찬반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7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와 남녀장상연합회 각 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자연공원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성명’을 발표 “분별없는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당장 멈추고 관광 활성화를 내세워 전국 산을 파헤치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라”고 경고하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0일에는 조현철(예수회 서강대 교수) 신부 박그림(아우구스티노 67 녹색연합) 공동대표가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며 설악산 오색탐방대 입구에서 끝청봉 대청봉에 이르는 구간을 오체투지로 오르기도 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양양군이 오색리에서 설악산 끝청봉에 이르는 3.5㎞ 구간에 45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사업이다.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2012ㆍ2013년 두 차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강원도와 양양군은 상부 정류장 위치만 대청봉에서 끝청봉으로 변경해 지난 4월 또다시 사업 신청을 하며 케이블카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양양군은 오색 케이블카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또 등산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주장하고 있다. 13일에는 양양군민 350여 명이 서울 보신각에서 케이블카 설치 염원 집회를 열고 주민들의 찬성 서명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운동을 하는 녹색연합 황인철(마태오) 평화생태팀장은 “찬성 측은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탐방객이 분산돼 환경훼손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등산을 하던 사람이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지역에 체류하기보다 짧은 시간에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관광이 늘어나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에 참여하고 있는 조현철 신부는 “핵발전소 유치 찬성 측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주장하는데 정작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찬반 논쟁으로 공동체가 분열되는 일만 생긴다”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철 팀장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일회성 관광이 아니라 품위있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 시스템”이라며 “이미 장애인 단체에서 ‘케이블카 건설에 장애인을 이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산악관광진흥구역 제도’를 도입 산지를 관광휴양시설로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산악관광진흥구역 제도가 도입되면 보전산지 산림보호구역 등의 개발 제한이 풀리게 된다.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오색 케이블카 찬성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는 성명에서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전국 산지의 70가량에 관광휴양시설을 허용하겠다고 한다”며 “이러한 정책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기업의 요구를 분별없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케이블카 설치 반대 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환경 파괴다. 공사 과정에서 수백 년 된 나무들이 베어질 것이고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도 한 해 300만 명이 넘는 탐방객으로 인해 대청봉 일대에 극심한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는 관광객이 쏟아지면 환경 훼손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법적 보호종 많이 서식하고 있어

오색 케이블카의 한 시간 최대 수송인원은 8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부 정류소에서 끝청봉에 들어서게 될 상부정류소까지 15분 만에 갈 수 있고 끝청봉에서 대청봉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다.

현재 전국에 155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황인철 팀장은 “설악산 권금성 덕유산 밀양 얼음골 등 기존 케이블카 설치 지역을 보면 케이블카 정류소가 있는 지역은 거의 민둥산처럼 변하고 있다”면서 “정류소에서 다른 구간으로 탐방객이 이동하면서 주변 환경 훼손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공원인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또 멸종 위기 야생 동물 1급인 산양을 비롯해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수많은 법적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허가 여부는 이달 말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8-2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5. 27

시편 107장 8절
주님께서는 목마른 이에게 물을 먹이시고, 배고픈 이를 좋은 것으로 채우셨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