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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분단 70년 맞아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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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 54개 교회와 신자들 위해 함께 기도하자

▲ 염수정 추기경(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해 5월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에 앞서 남측 군사분계선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염수정 추기경과의 인터뷰는 광복과 분단 70년을 지내며 8ㆍ15의 의미를 정리하고 민족 화해 사목이 나아갈 방향을 차분하고도 진지하게 짚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민족 화해를 가장 큰 소명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는 염 추기경은 인터뷰 내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북녘 신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됐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어렵게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쁘게 생각했고 감사했습니다. 이번 일은 군사적 수단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어렵게 합의한 만큼 남북한 당국이 진심을 담아 합의를 잘 실천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문제와 구체적 교류협력 사업들을 먼저 협의했으면 합니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소회는 어떠신지요?

“광복 이후 분단과 전쟁이라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고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남북한이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남쪽에 사는 우리는 어느 정도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북녘의 많은 동포는 여전히 경제ㆍ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그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교회에 대한 기억이 차츰 희미해져 가고 있지 않은지도 반성해야 합니다.”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구상을 듣고 싶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세 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기도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분노와 적대감 그리고 선입견을 내려놓고 하느님 안에 우리는 하나임을 깨닫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정의는 자비로운 마음과 용서가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도 “정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정의만을 요구할 때 결국 정의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자비와 용서로 정의를 넘어서십니다”(「자비의 얼굴」 21항)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둘째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형제애를 회복하고 서로 이해하려면 서로를 알아야 하고 미래에 함께 살아가려면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교황님은 지난해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형제애가 평화의 바탕이며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지난해 8월 18일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에서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는 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전해주셨습니다.

세 번째는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은 아주 구체적이고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게 더 많아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계십니다. 북한과 북한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있으신지요?

“제 마음속에는 만나지 못하고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없는 북녘의 신자들이 늘 살아 있습니다. 제 시간 전례 중에 또 매 미사 중에 그들과 함께하고자 기도합니다. 식사할 때마다 북한 주민들이 더는 먹는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도 바치고 있습니다.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통일되고 우리가 모두 한가족이 되도록 사랑으로 지켜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북한 지역 본당을 기억하는 기도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북한 지역에는 한국전쟁 발발 전 54개의 성당과 5만 명이 넘는 신자가 있었습니다. 또 신앙을 증거하고 순교하신 많은 신자와 성직자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현재 북한 지역에 성당과 신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있는지 논란이 있습니다. 이런 불필요한 논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북한 지역에는 여전히 54개의 성당이 설정되어 있고 우리가 만나지 못한 신자들이 그 어딘가에 분명히 있습니다. 그곳에 교회가 있었고 아름다운 신앙을 간직한 이들이 주님을 찬미하였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북한 지역에 다시 복음의 기쁨이 가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교회를 기억하는 구체적 실천 운동으로 ‘내 마음의 북녘 성당 갖기 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신자들이 북한의 한 성당을 선택해 이 성당의 영적인 신자가 되어 그 성당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현재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과 믿음 안에 하나 되어 나눔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그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순교자적인 삶으로 신앙을 지켜나가는 분들을 기억하고 함께하자는 것입니다.”

▲북한 동포와의 나눔을 보다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 ‘우니타스’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요?

“구체적으로 형제애를 나누는 것입니다. 남북은 한 형제입니다. 형제간에는 지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정치적 이념과 사상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북한 주민들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데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니타스라는 전문 지원기구를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우니타스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전문적 개발협력 사업을 펼치려고 합니다. 우니타스는 라틴어로 ‘하나 되자’는 뜻입니다.

과거와 같이 식량과 의약품 생필품 등 필요한 물자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어 자립할 수 있는 도움과 협력을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북 화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입니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입니다. 더 나아가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 자신이 하느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면서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과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이룰 수 없습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더 많이 대화하고 이해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닮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남북한의 갈등과 대립을 보며 미워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한국 교회 수호자이신 성모님과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간직하게 합니다.”

▲북녘의 교구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집무실에는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관과 평양 관후리주교좌성당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지난해 8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드린 것과 같은 것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DMZ에 설치됐던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관은 분단된 한반도의 고통과 아픔을 상징합니다.

그 가시관을 쓰고 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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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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