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까지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라는 ‘갈등’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그동안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 활동’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생명 평화의 영성 추구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4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를 건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강 주교가 이사장을 맡아 5일 개관한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는 생명 평화 영성을 위한 전례와 사목 활동 생명 평화 실현을 위한 학술 교육 문화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강 주교는 “해군기지가 완성되더라도 평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38선에서 가장 멀고 4ㆍ3사건의 상처로 아직도 아픔을 겪고 있는 제주에 만들어진 평화센터가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이고 연대하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는 전초기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강 주교는 8년 넘게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싸움이 계속되면서 단순히 군사 시설 반대가 아닌 평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군사 기지를 추진하는 군인들 우리를 막고 저지하는 경찰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우리의 싸움과 희생이 가치가 있으려면 한 단계 높은 ‘평화’라는 패러다임으로 강정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데에 많은 사제가 공감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교구 차원에서 평화 활동을 위한 센터를 기획하고 있던 차에 전주교구 원로사목자이자 강정마을 지킴이 문정현 신부가 토지를 기부하면서 센터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강정마을에 평화를 위한 센터가 지어진다는 소식에 광주대교구와 전주교구에서도 교구 차원의 건축 기금을 보내왔고 전국 신자들이 후원금을 보태 1년여 만에 무사히 공사가 끝날 수 있었다.
제주도와 강정마을에 관심을
강 주교는 제주도에 살지 않는 신자들도 강정마을과 제주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제주도를 바깥에서 보면 강정마을에 대한 체감온도가 많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전쟁의 상처와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또다시 전쟁을 준비하는 군사 기지가 들어서면서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제주도가 전쟁과 평화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화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