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교회법위 총무 이정주 신부 교황의 낙태죄 사면 관련 해설 내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특별 희년을 앞두고 1일 모든 사제에게 낙태죄에 관한 사죄 권한을 부여한 것과 관련해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 총무 이정주(교회법 박사 사진) 신부는 “교황의 결정은 죄는 단죄하지만 죄를 뉘우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을 넓히겠다는 것이지 가톨릭 교회가 낙태를 받아들이거나 방조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낙태죄에 대한 용서 그리고 하느님 자비’라는 제목으로 11일 주교회의 누리방에 올린 글에서 “교회법 제1398조에 따르면 낙태를 주선하여 그 효과를 얻는 자는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는다”며 그럼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낙태죄로 고통받는 영혼들이 용기를 내어 하느님 은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파문(ex-communicatio)은 교회 안에 있는 벌 중에서 가장 무거운 벌 즉 교회 안에서 누리는 친교(communio)에서 제외되는 것”이라며 “처벌은 예를 들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직분을 맡지 못하거나 또는 성사를 집전할 수 없게 되거나 성사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그러나 예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할 권한을 부여받은 교회는 뉘우치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죄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문에 해당하는 죄는 그 사면이 사도좌(교황청)에 유보된 것이 아니라면 재판이나 재결로 형벌을 부과한 직권자(교구장 주교나 총대리)나 죄를 범한 사람이 사는 지역 직권자에게 사면받을 수 있다”며 한국 교회는 1986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전국 공용 교구사제 특별권한’을 통해 교구장에게 주어진 권한을 전국 사제들에게 이미 위임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교황청에 유보된 죄들을 제외하고는 (주교들이) 보편법에 의한 자동 처벌의 징계벌을 사면해 줄 수 있는데 그에 해당하는 낙태죄를 고해 사제가 사면해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신부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특히 유럽의 나라들 가운데 이 죄에 대한 사면권이 교회법 규정대로 주교들에게만 유보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낙태는 교회가 단죄해야 할 죄이지만 그 죄를 뉘우치는 사람은 누구든지 용서받을 수 있음을 교황이 일깨워 준 것”이라며 “교황의 지향대로 온 교회가 자비의 희년을 은총과 기쁨의 희년으로 기념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