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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며느리 수업 힘들어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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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한복을 차려입고 차례상에 음식을 올린다. 의복도 음식도 문화도 모두 낯설다. 9월 18일 수원교구가 운영하는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서용석 신부)가 실시한 ‘추석 전통문화체험’에서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추석을 맞아야 하는 이주민 며느리들이 우리의 ‘추석’을 배웠다. 애환도 고충도 많았지만 고향을 떠나온 며느리들은 말한다. “이제 한국의 가족들과 행복하다”고.

쯔엉 티마이짱(마리아·31·베트남)씨가 차례상에 송편을 가지런히 올렸다. 송편을 보면 고향에서 먹던 월병(月餠)이 떠오른다.

쯔엉씨가 살던 베트남에서도 음력 8월 15일에 ‘쭝투(中秋)’라는 이름으로 추석을 지냈다. ‘쭝투’가 되면 어린이들은 월병을 먹었고 밤에는 가지각색의 등불을 든 행렬로 온 거리가 환하게 물들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겁게 고향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2011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올 당시 쯔엉씨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였다. 베트남에서 대학을 나와 직장도 다녔던 쯔엉씨지만 한국어가 서툴러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를 낳은 후에야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엠마우스를 알게 돼 한국어도 배우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차례상 앞에서 절 올리는 연습을 하고 차려진 추석음식들을 바라보던 쯔엉씨는 입덧으로 고향 음식이 가족이 생각나도 참는 수밖에 없었던 기억에 눈이 촉촉해졌다. “아이를 위해서 우울해 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눈물을 삼키던 쯔엉씨지만 이제 한국말도 유창하고 베트남어 미사도 다니면서 힘을 내고 있다. 쯔엉씨는 “한국 문화에도 잘 적응해서 좋은 며느리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시간은 음식을 직접 만드는 시간이었다. 불고기 잡채 등 명절에 주로 먹는 음식이다. 양념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재료를 넣는 순서 익히는 방법도 고향의 조리법과는 사뭇 달라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막막해했지만 바야르사이한 네르구이(38·민하영(한국명)·몽골)씨는 능숙하게 음식을 만들어나갔다.

다른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산 솜씨지만 그녀도 명절마다 이 음식 때문에 눈물 흘리던 시절이 있었다. 조리법이 단조로운 몽골에서 온 바야르사이한씨는 다양한 양념으로 여러 음식을 만드는 한국 전통음식이 어렵기만 했다. 게다가 명절 내내 음식을 만들고 일을 해야 하는 한국 며느리 생활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음식을 만들어 함께 명절을 즐기던 몽골의 명절 ‘나담’의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주부 10년차의 실력으로 음식을 완성한 바야르사이한씨는 “전에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즐기게 됐다”면서 “한국 문화를 배우고 가족들과 많이 대화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하며 씩씩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센터장 서용석 신부는 “해마다 열고 있는 추석문화체험행사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으로 살아가고자하는 이주민들의 바람을 반영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면서 “센터는 한국어교실과 요리교실 예절교육 법률 및 인권교육 등을 통해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한국의 가족과 행복한 추석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주민들은 보름달을 보며 기도한다. 비록 명절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고향의 가족들이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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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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