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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는 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열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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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에겐 복음의 희망 선포하고 힘 있는 이들에겐 하느님 정의와 관용 촉구

▲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7일 방미 마지막 일정인 필라델피아 세계가정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한 후 퇴장하고 있다. 【CNS】

▲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3일 워싱턴에 있는 성마태오성당에서 한 임신부의 불룩한 배에 손을 얹어 태아를 축복하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미국 사회의 환호 열기가 그토록 뜨거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는 미국 여행이 난생 처음이었지만 미국에서 교황 방문은 ‘특별 이벤트’라고 말하기 어렵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만 하더라도 재임 27년 동안 미국을 7번이나 방문했다. 전 세계 거물급 인사들이 수시로 찾아와 뉴스를 만들어내는 나라가 미국이다.

더욱이 미국은 개신교 국가이다. 가톨릭 신자는 국민의 22(6947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또 사회 주류를 형성하는 보수층은 그동안 교황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탐욕과 계층 간 불평등에 대해 비판할 때마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봤다. 그런데도 미국 사회는 9월 22~27일 5박 6일 동안 그의 행보에 환호하고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교황의 메시지는 속삭이듯 부드러웠으나 울림은 컸다. “나도 이민자의 아들” “예수님도 이 세상에 오실 때 집 없는 노숙인이었다”며 경제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이들을 위로했다. 교황은 돈이 아니라 인간을 우선시하는 사회 발전을 호소했다. 또 불법 체류자의 자녀를 꼭 안아주며 소외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교황은 오늘날 미국 사회에 무엇이 결핍돼 있는지를 소박한 언어로 짚어 주었다. 미국 사회의 환호는 이 같은 메시지와 소통 방법에 대한 공감의 표시이다.

하지만 미국의 심장부인 백악관과 의회 국제 정치의 각축장인 유엔(UN) 등에서는 어조가 달랐다. 기후 변화와 이주민 문제 사형제 폐지 국제 무기 거래(미국은 최대 무기 거래국)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거침없이 꺼내 들었다. 대중매체들이 ‘날 선 비판’ ‘직격탄’ 등 과장된 제목을 달기는 했으나 빈곤의 악순환을 부채질하는 국제금융기구 시스템과 강대국들의 탐욕을 비판하며 공존의 가치를 역설할 때는 어조가 비장했다.

이 때문에 미 CNN은 “교황이 가장 분열적인 이슈들을 건드리면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보수층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의식한 논평이었다. 그러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종교와 정치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믿는 사람은 둘 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을 인용해 이렇게 논평했다. “미국에서만큼은 종교와 정치가 영원히 연결돼 있다. 교황이 가난한 사람들과 기후 변화 등에 대해 영적 의욕과 폭발력 있는 정치적 의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옳다고 본다.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도덕적 리더십이 갖는 힘과 한계를 보여주는 상쾌한 입증이다.”

미국 가톨릭 교회 내부적으로 이번 교황 방문은 개혁과 쇄신 여정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미국 가톨릭은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교황은 겸손한 자세로 노숙인과 재소자 이주민들을 찾아가서 복음의 희망을 전했다. 힘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광야의 외침’처럼 하느님 정의와 관용을 부르짖었다. 또 “(부부싸움을 할 때) 접시가 날아다녀도 가정은 희망의 공장”이라며 가정과 생명에 봉사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모습이 바로 미국 가톨릭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교황은 행동으로 그 길을 알려줬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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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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