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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위기를 덜고 희망을 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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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대의원회의 소그룹 토론 마치고 그리스도인 가정의 소명 식별작업 들어가

▲ 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 가정을 주제로 한 주교 시노드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CNS】
 

가정을 주제로 소집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4차 정기총회(이하 시노드)가 13일 현재 회기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대의원 주교들은 소그룹 토론을 마치고 그리스도인 가정의 소명을 식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대의원 주교들은 현대 사회의 가정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는 소그룹 토론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의 위기는 교회가 신앙교육을 소홀히 한데도 책임이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한 의안집이 가정 문제를 사회학적 시각으로 나열 분석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교회는 가정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드러내면서 희망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런 의견은 ‘(가정의) 위기를 덜고 희망을 더하자’는 구호로 회자되면서 전체 대의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특히 대의원들은 5개 언어권별 13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토론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9일 “다양한 상황에 놓인 가족들에 대해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나눔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O…교황청 대변인 롬바르디 신부는 12일 일일 브리핑에서 “(오늘) 이혼자와 재혼자에게 성사를 허용하는 안건을 집중 토론했다”며 “특히 진실한 혼인에 대해 가르치는 동시에 사랑 어린 마음으로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대표로 참석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캐나다의 ‘소금과 빛’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의 친교에서 제외된 이들에게 교회가 문을 더 열어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하느님 은총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자비의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워싱턴 도널드 우엘 추기경은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라는 교황님의 거듭된 요청이 회의장에 계속 메아리치는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한 뒤 “이번 시노드 핵심은 하느님의 자비로 세상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을 찾는 데 있다”고 말했다. “가정과 함께 그리고 가정을 위해 교회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길을 찾자”고 한 교황 당부에 따라 ‘길’(Ways)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회의장 밖으로 전해지는 공통된 소식이다.

O…이번 시노드는 소그룹 토론 활성화와 일일 브리핑제 도입 등 진행 방식을 개선해 한결 투명해지고 일반인 접근도 쉬워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시노드 사무국은 브리핑에 대의원들을 배석시켜 발언 기회를 주는 등 ‘열린 시노드’에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

지난해 임시총회 진행 방식을 비판했던 남아공의 윌프리드 나피어 추기경은 “임시총회 중에 중간 보고서가 나오고 언론이 그걸 갖고 이상향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듯한 보도를 내보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특정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것이 진정 보편 교회가 원하는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

12일에는 브라질 대표 부부로 참석한 헨센데 부부와 인도에서 온 바자지 부부까지 브리핑에 참석해 평신도의 눈으로 본 시노드 진행 상황을 전했다.

헨센데 부부는 “주교들이 교육을 통해 또 동반자 마음으로 결혼 전부터 결혼 후까지 부부들과 함께하려고 여러 제안을 내놓는 것 자체가 환영할만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또 “대의원들이 교의를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언론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슈만을 좇는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

언론이 동성애자와 이혼자의 영성체 허용 문제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 대해 롬바르디 신부는 7일 “논의 범위를 여성과 아동 폭력에 이르기까지 넓게 확대해야 한다”고 한 교황 당부를 전달한 바 있다.

캐나다의 폴 안드레 듀로처 대주교는 6일 여성 부제 서품 허용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회 전통상 부제직은 사목적 차원이지 성직 차원으로 정의되지 않았다”며 “교회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제 서품을 허용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자”고 제안.

O…일부 대의원은 소그룹 토론에서 같은 언어권인데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 프랑스의 울리치 대주교는 “언어만 같을 뿐 문화적 차이가 커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필라델피아대교구 찰스 차풋 대주교는 “영어로 번역된 이탈리아어 문서는 단어에 내포된 예민한 정서를 포착해야 이해 가능한 것이 있다”며 “간혹 중요한 안건인데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 문제”라고 털어놨다. 페루의 가르시아 칼데론 대주교는 “한 예로 ‘homosexual people’을 동성애자로 번역하면 그 안에 사랑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차풋 대주교는 “단어 선택에 예민한 이유는 그것이 복음과 복음의 진리에 대한 섬세함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 둘을 보호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O…이번 시노드에 전통적으로 교부(敎父)라 불리는 대의원 주교만 5개 대륙에서 270명이 참석. 이 가운데 추기경은 74명. 전문가 협조자 참관인 이웃종교 대표까지 합하면 약 36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머리를 맞대고 이 시대 가정 문제에 대한 복음적 해법을 찾는 중이다. 가정을 주제로 한 시노드라서 참관인 51명 가운데 18명이 평범한 가정의 배우자와 부모 가장이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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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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