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7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시노드] 상처난 가정 율법 아닌 자비로운 손길로 보듬어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이번 시노드의 정신은 무엇인가

▲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4일 대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3주간에 걸쳐 숨 가쁘게 진행된 시노드의 폐막식을 주재하고 있다. 【바티칸=CNS】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가 교부들은 지난 3주간 숱한 토론과 발언 또 그만큼의 고뇌로 시노드홀을 뜨겁게 달궜다. 회의장 밖으로 전해지는 주제와 토론 분량은 방대하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피하려면 이번 시노드를 관통한 정신을 읽어야 한다. 시노드에서 드러난 몇 가지 핵심 주제어를 통해 시노드를 다시 정리했다.

마음을 열고 들어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4일 개막 미사에서 “이 시대의 가정을 둘러싼 환경은 매우 복잡하므로 성령께 마음을 열고 주님의 목소리와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듣는 시노드’를 강조했다. 율법에 얽매이지 말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회기 중에 이를 또 한 번 강조했다.

“시노드(함께 걷는다는 뜻)적 교회는 듣는 교회입니다. 서로 들으면서 배워야 합니다. 가정의 이야기 그들의 기쁨과 희망 그들의 고통과 고민을 직접 듣지 않고서 가정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실제로 대의원 주교들은 토론장의 경청하는 분위기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강우일 주교는 10월 18일 바티칸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서로의 의견과 상황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대의원들이 “(아프리카에서) 혼인은 개인이 아니라 가족 간의 결합”이라고 소개하자 서구권 대의원들은 ‘신선한 문화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가정의 다양한 삶에 대해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안테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이 10월 17일 내놓은 메시지도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

“시노드의 발걸음은 로마 주교(교황)가 들음으로써 정점에 이릅니다. 시노드는 언제나 ‘베드로와 함께(with) 베드로 아래에서(under)’ 활동합니다. 이는 자유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일치를 보증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 백성을 이끌고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자꾸 다른 목소리를 내는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을 두고 한 말로 해석된다. 보수 성향의 추기경 13명이 시노드의 절차상 문제점을 써서 교황에게 보낸 서한을 누군가 언론에 흘려 며칠 간 시노드홀 안팎이 술렁거리는 ‘스캔들’이 있었다.

자신의 권위를 좀처럼 내세우지 않던 교황은 이날 “베드로 사도는 사도단의 바위이고 로마 주교는 신앙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내 “거꾸로 세운 피라미드처럼 으뜸은 기초 아래에 있다”며 권위를 다시 내려놓은 후 “예수님 제자들에게 유일한 권위는 봉사의 권위이고 유일한 권세는 십자가의 권세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자비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대의원 상당수는 이혼과 재혼 낙태 동성결혼 등으로 ‘상처난 가정’을 율법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콜러릿지 대주교가 이 같은 인식을 대변했다. “우리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이 서너 명이 있는 황금기 시절의 로맨틱한 가정을 돌아보고 있지만 오늘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진짜 위기는 너무 좁은 시각으로 결혼과 가정을 이해하고 있는 데 있다. 시노드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주교들끼리 둘러앉아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꼴이 될 것이다.”

우루과이의 다니엘 베르옷 추기경은 아버지가 제각각인 아이들을 키우는 미혼모가 많은 남미 현실을 언급하고 “우리는 성사를 원하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노드의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이혼 후 재혼자의 영성체 허용 여부에 대해 ‘허용’ 의견을 피력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폴란드 주교단처럼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부류도 있다.

대의원들은 상처받은 가정의 상황을 식별하고 그들이 진정한 뉘우침을 통해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의(敎義)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못을 박았다.

콜러릿지 대주교는 “재혼자 영성체 허용 동성애 동거 등 3가지가 매우 골치 아픈 문제”라며 “하지만 이에 대한 교회 가르침의 실질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라인하드 막스 추기경은 “교의는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이라고 말했다.

식별하고 동반하라

이번 시노드의 또 다른 키워드는 ‘식별’과 ‘동반’이다.

한 예로 혼인성사의 약속을 깼다 하더라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 사람이라면 다른 파혼자와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돌아온 탕자를 반갑게 맞이한 성경 속 아버지의 마음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 9)는 말씀에 대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의원들은 “가정 문제는 워낙 복잡해 획일화할 수 없다. 지역 교회가 지역과 상황을 고려해 복음적 식별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식별 과정에서 지역과 문화 환경에 따라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진보와 보수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사인 동시에 목자이셨듯 교회는 엄격하게 가르치는 스승인 동시에 따뜻한 마음을 지닌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또 교회는 상처 입고 길 잃은 사랑들을 예수님의 자비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함께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런 주장은 그들에게 사목적 관심을 제대로 쏟지 못했다는 대의원들의 반성에 이어 나왔다. 스페인어권 소그룹 대표는 “우리는 그들을 꾸짖는 것을 멈춰야 한다. 우월적이면서 속 좁은 태도로 그들을 대했던 것을 반성한다”는 요지의 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대의원들은 “동정심보다 더 나가야 한다. 슬픔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회개로 초대해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이끌려면 그들 삶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분권

‘건강한 분권’(healthy decentralisation) 즉 합리적 판단에 따라 권한을 분산시킨다는 말은 교황이 10월 17일 주교 시노드 설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먼저 꺼냈다.

“교황이 ‘함께 걷는’ 교회 안에서 각 지역의 온갖 문제들을 식별하는 일에 그 지역 주교를 대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건강한 분권화로 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교황은 어떤 사안을 지역 주교들의 식별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첨예한 사안에 대한 지역 교회의 사목적 접근을 허용하자고 주장한 독일의 레인하드 막스 추기경 등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기는 하다.

건강한 분권의 필요성은 회기 중 몇 차례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영국 국교회의 티모시 손튼 주교는 “몇몇 의제는 지역 단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회의장에 지역성과 보편성이라는 프레임이 얼마만큼 필요한지에 대한 긴장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프란시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11-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5. 27

마태 16장 16절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