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교회법위 교황 자의교서에 따라 소송 간소화 12월 8일부터 시행
자비의 특별 희년이 시작되는 12월 8일부터 교회 법원의 혼인 무효 선언 소송이 2심제에서 1심제로 간소화된다.
또 혼인 무효를 선언하기에 충분한 증거나 정황이 드러나면 교구장 주교의 책임으로 45일 이내에 신속히 마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전 배우자(피청구인) 주소지에 있는 교구 법원 사법 대리의 동의가 있어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 절차가 폐지돼 사실상 관할 법원에 대한 제약 없이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9월 자의교서를 통해 입법 예고한 혼인 무효 소송 관련 교회법 개정안(제1671조-제1691조)을 12월 8일부터 적용 시행한다고 10월 말 밝혔다.
이 법률 개정은 이혼 후 재혼하려는 이들이 교회 법원에서 보다 수월하게 전 결혼의 무효성을 인정받고 성사 생활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그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다. 혼인 무효 판결 조건이나 가톨릭 교회의 혼인관이 바뀐 게 아니다.
교황은 지난 9월 자의교서 「자비로운 재판관이신 주 예수님」을 발표 결혼과 가정생활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정상적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혼인 무효 소송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은 의무 사항인 2심제를 폐지하고 당사자나 성사보호관의 요구가 없으면 1심으로 소송을 종결짓게 했다. 1심 재판관의 윤리적 확실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1심 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왔다 하더라도 반드시 2심 상소 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재판 기간이 길어져 중도에 포기하고 교회 생활에서 멀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또 혼인 무효를 입증할 증인이나 정황이 명백하면 개별 교회의 사법권자인 교구장 주교가 45일 이내에 판결문을 공포하는 절차를 신설했다. 주교가 무효를 선언하는 데 필요한 윤리적 확실성을 확신한다면 신속히 판결하고 그렇지 않으면 통상적 절차를 따르게 한 것이다.
아울러 혼인 무효 소송은 △혼인이 거행된 곳의 법원 △한편이나 혹은 양편 당사자들이 주소나 준주소를 갖고 있는 곳의 법원 △대부분 증거가 사실상 수집될 곳의 법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 사실상 관할 법원의 한계를 없앴다.
기존 교회법(1983년 개정)은 피청구인 주소지의 사법 대리가 피청구인 의견을 물어본 후 동의해야만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해놨다. 개정 법률 제1673조는 ‘사법 대리가 먼저 피청구인에게 항변할 것이 있는지 물어본 후 동의하는 때에 한한다’는 조건을 아예 삭제했다.
가톨릭 교회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 6)는 복음 말씀에 따라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첫 결혼의 무효 선언 판결을 받지 못한 채 재혼하면서 간통 또는 중혼의 죄 상태에 놓여 고해성사와 영성체 주요 봉사직에서 배제돼 왔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