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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중국 외교관계 정상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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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대표단 중국 방문 ‘주교 임명’ 문제 논의… 아시아 복음화 지형 획기적 변화 기대

▲ 바티칸과 중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는 13억 대륙은 물론 아시아 복음화 지형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랴오닝성 선양의 한 성당에서 거행된 세례식 장면. 【CNS 자료사진】

지난 10월 교황청 고위 관리들의 중국 방문을 두 나라 외교 관계 정상화의 ‘청신호’로 봐도 될까.

교황청 국무원과 인류복음화성 관계자들이 10월 11일부터 6일간 중국을 방문해 외무 당국자와 교계 인사들을 만났다. 그동안 두 나라 간에 접촉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관계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주교 임명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합의에 다다른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는 긍정적 신호가 뚜렷했다.

바티칸 대표단은 10월 14일 베이징교구장 요셉 리 샨 주교와 만났다. 다음날 국립 신철학원(신학교)을 방문했을 때는 중국 주교회의 의장 요셉 마 잉린 주교가 대표단을 영접했다. 마 잉린 주교는 바티칸의 승인 또는 동의 없이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임명 축성해 바티칸에서는 ‘불법(illicit) 주교’로 분류된 인물이다. 미국 CNS는 바티칸 대표단과 양측 승인으로 임명된 주교 그리고 불법 주교가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교회 전문가인 벨기에의 제룸 헨드릭 신부는 두 차례 만남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유를 아시아가톨릭통신에 이렇게 밝혔다.

“협상에 진척이 없었다면 중국 당국이 수도 교구의 교구장 방문을 허락했을 리가 없다. 바티칸 대표단 역시 정부 통제하에 있는 애국회가 운영하는 신철학원을 찾아가 자신들이 인정하지도 않는 주교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관계 정상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왔다. 지난 9월 말 남미 사목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대감을 잠깐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은 찬란한 문화와 문물을 세계에 전해준 위대한 나라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중국 상공을 통과할 때 기자 여러분에게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우리(바티칸과 중국)는 현재 접촉해 대화하고 있습니다.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긍정적 신호는 사실상 2년 전부터 포착됐다. 중국은 2년 전부터 주교를 독자적으로 임명해 축성하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6월에는 몇 년째 연금 상태인 산시성 저우즈현의 마르틴 우 퀸징 주교의 성무 복귀를 허가했다. 우 주교는 중국 정부 승인 없이 교황이 단독 임명한 주교다.

이어 허난성 안양교구의 요셉 쟝 인린 신부를 주교로 임명할 때는 바티칸의 동시 승인 절차를 거쳤다. 바티칸 대표단의 10월 방중설이 들려온 것은 이 무렵이다. 이때 “뭔가 현실적 희망이 보이기에 다시 방중을 추진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두 나라 협상은 매번 주교 임명권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에서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교회에서 주교 임명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중국은 1949년 공산 혁명 이후 종교를 정부 통제하에 두는 삼자애국운동(三自愛國運動)을 고수하면서 주교 임명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삼자란 △자양(自養)-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전(自傳)-중국인 스스로 복음을 전파하며 △자치(自治)-스스로 교회를 다스린다는 것인데 주교 임명은 자치 정신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근래 들어 바티칸과 중국 정부 동시 승인으로 주교를 임명하는 횟수가 늘기는 했으나 독자적 임명 관행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중국 교회에는 교구장이 장기 공석인 교구가 수 십개나 된다. 하지만 바티칸과 중국 모두 과거처럼 단독 임명을 강행해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양쪽 모두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여러 정황상 협상 타결 임박도 과한 기대는 아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바티칸 대표단이 중국을 떠난 후 국가종교사무국 관리가 천주교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종교의 중국화’(sinicization)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0월 28일 “10월 방중은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국과 그 문제를 놓고 대화할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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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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