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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하느님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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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 조직·재무 구조 개혁하며 성직자 ‘이중생활’ 경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 유다교 랍비와 대담 중 ‘종교와 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종교와 돈의 관계는 결코 쉬운 관계가 아닙니다. 종교는 운영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의 수급은 합법적인 은행 금융권을 통해 이뤄집니다. 문제는 기부금이나 헌금으로 받은 돈의 용도에 있습니다.” 교황은 “목사든 랍비든 성직자든 종교인이 행하는 가장 나쁜 일은 이중생활”이라고 덧붙였다.

5년 세월이 흐른 지금 교황은 ‘결코 쉬운 관계’가 아닌 그 주제로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돈과 하느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지난 6일 아침 미사 강론에서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제와 주교들이 봉사하는 대신 봉사를 받으며 돈에 얽매여 사는지 보았다. 이런 말을 하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성직자들은 이중생활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바티칸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고위 관리들의 비리 혐의를 폭로하는 책 출간 소식이 뉴스를 타고 퍼진 터였다. 교황의 이날 강론에는 추문에 연루된 성직자들에 대한 질책과 원망 그리고 서글픈 심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교황은 지금 바티칸의 조직과 재무 구조를 개혁 중이다. 유출된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언론인들이 쓴 책에 언급된 사안들은 교황이 밝힌 대로 진상을 파악해 이미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들이다.

그 조치들 가운데 하나가 바티칸 내 모든 금전 거래를 감시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재무위원회 신설이다. 돈세탁 연루 의혹을 받은 바티칸은행은 즉위하자마자 미국 골드만삭스의 피터 서덜랜드 회장을 비롯한 외부 전문가 그룹의 진단과 조언을 받아 ‘대수술’을 끝낸 상태다.

재무위원회의 조셉 F.X 자라 부조정관은 8일 한 대학 특강에서 “나를 비롯한 평신도 전문가들이 재무ㆍ금융 개혁 작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개혁은 투명성과 책임감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조사권을 가진 회계 감사관 직책을 새로 만들고 평신도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이야말로 지각 변동에 견줄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50년 100년 된 회계 구조로는 바티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며 “이 때문에 미국 4대 회계법인 대표를 포함한 국제 전문가 조언을 받아 국제 기준에 맞춘 회계 원칙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낡은 문화까지 바꾸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미 상당한 조치들이 취해진 상태”라며 “터널 저 끝에서 빛이 보이는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방 조치 강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선에서 교회 자산을 다루는 사람 즉 청지기의 책임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북미주 각 교구의 회계 책임자 325명이 참가한 워크숍에서 미 애틀랜타 대교구장 윌튼 D. 그레고리 대주교가 행한 강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교회 자산은 오로지 교회 사명 수행을 위해 존재한다”며 “따라서 자산의 낭비 또는 남용은 우리의 보호에 맡겨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향해야 할 교회 역량의 심각한 손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마 박해시대의 순교자 성 라우렌시오(?~258)와 교회의 보물에 관한 전승을 소개했다. 로마시 제독이 교회의 보화를 모두 양도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수석 부제였던 라우렌시오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 제독 앞으로 데리고 가서 “이들의 바로 교회의 보물”이라고 말했다.

“성 라우렌시오는 오늘도 가난과 소외 차별에 신음하는 그들을 매일 교회 돈을 만지는 여러분 앞에 데려다 놓으십니다. 교회 자산 남용은 가슴이 미어질 듯 슬픈 결과를 초래합니다. 단순히 법 규정 위반에 따른 처벌의 문제가 아닙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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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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