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내다본 2016년 한국 교회 사목 방향
전국 교구장 주교들이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 제1주일을 맞아 2016년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한국 교회의 내년도 사목 방향을 담은 사목교서를 주제에 따라 몇 개의 키워드로 나눠 묶어봤다. 사목교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자비의 해’다.
▲자비의 해
2016년 한국 교회 사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해’ 실천에 맞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다수 주교가 자비의 해 선포 배경을 설명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일에 힘쓸 것을 촉구하는 데 교서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서울대교구는 평신도들이 자비를 실천하고 다양한 사회 환경에 자비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비로운 신앙인이 될 것을 권고했다.
교황청은 최근 바오로의 해(2008년) 사제의 해(2009년) 신앙의 해(2012년) 봉헌생활의 해(2014년) 등 특정 주제에 따른 해를 잇달아 선포하고 기념해왔다. 주교들은 기념 해를 보낼 때마다 사목교서에 그 해의 취지를 잘 살리자는 권고를 담았지만 자비의 해에는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자비의 해가 그 정도로 각별하고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주교들은 이 시대 교회는 물론 세상 전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자비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비록 핵심 주제는 아니더라도 교서에서 자비의 해를 언급하지 않은 교구는 거의 없었다.
▲가정
가정은 교황청이 지난해와 올해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두 차례나 개최할 만큼 관심을 쏟는 현안이다.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병폐가 가정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 교회도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앞두고 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6년 사목교서에 가정 문제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특별히 대구대교구(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와 원주교구(하느님의 자비를 사는 가정 공동체)가 가정을 사목교서의 주제로 다뤘다. 가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가정 사목의 활성화를 주문했다.
▲소공동체
사목교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소공동체다. 빈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공동체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제도라는 데 뜻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소공동체가 교회의 뿌리를 이루는 기초 교회라는 인식에서다.
수원교구는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할 곳으로 가정과 소공동체를 꼽았고 의정부교구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르 12 31)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소공동체 활성화를 들었다. 부산교구는 기초 공동체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소공동체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교
선교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교회의 근본 사명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춘천교구와 안동교구는 선교와 냉담 교우 회두에 초점을 맞췄다.
춘천교구는 신앙인 덕분에 세상 만민이 하느님을 자비로운 분으로 느끼고 만날 수 있기를 안동교구는 말과 행동으로 자비를 전함으로써 아버지 품을 떠난 이들이 다시 아버지께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했다. 선교와 냉담 교우 회두를 자비 실천의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주목한 것이다.
▲기타
서울대교구는 자비의 실천과 함께 새로운 복음화의 나침반인 ‘교회의 가르침’을 익히고 행동으로 옮기기를 요청했다. 대전교구는 ‘말씀과 성사’에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는 마산교구는 ‘영적 쇄신’에 비중을 뒀다. 군종교구는 이웃 사랑의 다른 표현인 ‘형제애’를 실현하는 데 힘쓸 것을 당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