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보게나
우리 서로 헤어진 것이 얼마인가?
칠십 년 세월이니 그대 얼마나 늙었는가?
아니 지금 살아있기나 하는가?
우리 어릴 적 오르던 그 갈매 산은 잘 있고
앞 강의 강물은 그대로 흐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들이 열심히 다니던 하얀 성당과
마을 사람들은 편안히 잘들 있는가?
그때 북녘땅에는 57개의 성당이 있었고
5만여 명의 신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어떻게 되었는가?
어쩌면 모진 탄압 속에서
성당들은 쓸쓸한 빈터가 되고
신자들은 나그네 신세가 되어
여기저기서 외롭게 기도하는 건 아닌가?
아아 그대들을 생각하면 눈물과 한숨뿐이니
어찌하여 우리는 이렇게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서로 그리워하며 울어야 하는가?
때로 운명을 탓하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친구여 우리의 믿음 우리의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리니
우리는 믿고 있다네
통일이 오고 우리가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 남쪽에 있는 우리 교우 형제들이
북녘땅 성당을 살리고 그대들을 위한
기도 운동을 시작하였다네
그러므로 친구여! 우리 함께 기도하며
통일의 날을 기다리세
그럼 그날까지 부디 안녕하기를….
글과 그림=김용해(요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