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단 기자회견
▲ 방북단이 2일 평양애육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평양 최고의 냉면집으로 알려진 옥류관에서 김희중(오른쪽) 대주교가 냉면을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12월 1일부터 나흘간 이뤄진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방북의 최대 성과는 부활ㆍ성탄 등 주요 대축일에 서울대교구 사제가 평양 장충성당을 방문해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이끌어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사제들의 장충성당 미사 봉헌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를 연 4~5차례 정례화하면 상주 사제가 없는 북한교회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물론 상호 교류 협력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방북단장 김희중 대주교는 7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후속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당국 간에 큰 이변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으나 사제 파견은 내년 4월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별 어려움 없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본다”며 “이 사항은 (바티칸 회의 참석 때문에) 함께 방북하지 못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과의 사전 조율 및 사후 보고가 다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분단 70년 만에 성사된 주교단의 첫 방북이 갖는 상징성이 큰 터라 주요 언론매체 기자들이 대거 참석 방북 결과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 대주교를 비롯해 주교회의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 관리국장 류한영 신부 사무국장 송용민 신부 등이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역사적 방북 소감은
“종교적 사목 방문이기는 하나 우리의 행보가 경색된 남북 관계를 푸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서로 자주 만나서 흉금 없이 대화하다 보면 오해가 풀리고 이해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오는 성탄 대축일부터 장충성당 사제 파견을 추진하고 싶었으나 조선카톨릭교협회 측이 준비가 필요하니 내년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신부들이 방문하면 언제든지 환영하고 협조하겠다고 했다. 지금부터 사제 파견에 관한 구체적 준비를 해야 한다. 정기적 만남이 꼭 필요하다. 지금 북한 교회 사제 양성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건이 성숙되면 충분히 얘기를 꺼내 지원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방북은 여러 해전부터 논의된 것이다.”
- 장충성당에서 신자들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들었다고 하는데.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됐다. 장충성당에는 연로한 신자도 있고 어떤 경로로 입교했는지 알 수 없으나 젊은 신자들도 있다. 자세히 물어볼 수는 없었다. 일본의 경우 300년 박해시대가 끝난 후에도 천주교 신자들(가쿠레 기리시탄)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교회와 목자 없이) 300년 동안 신앙이 이어져 내려왔다는 얘기다. 확인은 어렵지만 북에서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장충성당에 신자들 세례대장이 있다. 얼핏 들으니 신자 수가 800명이라고 하더라.”
- 북한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존재를 알고 있나.
“잘 알고 있다. 한국 가톨릭 차원에서 교황님이 비둘기를 날리는 모습의 사진을 전달한 바 있다. 이번에 장충성당 제의실에 그 사진이 상본처럼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또 북측 수행원들에게 교황님의 여러 활동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왔다.”
- 북한의 종교 정책의 변화는.
“종교활동을 허용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을 받았다. 북측 관계자가 (장충성당 보수작업과 관련해) ‘예비(신)자 교리 학습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는 말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 그간의 남북 교류 성과와 전망은.
“남북 관계가 극도로 냉각됐을 때도 가톨릭의 인도주의적 교류 협력은 중단되지 않았다. 결핵환자를 위한 영양제 지원 함경도 의료시설 지원 씨감자와 연탄 지원 등 밖에 소문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원 사업을 해왔다. 이번에 우리는 식사 때 똑같이 성호경을 긋고 미사 때 사도신경을 큰 소리로 바치며 같은 신앙을 고백했다. 북측 신자들은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가톨릭 성가 304번)를 우렁차게 부르면서 우리를 환영해줬다. 남북 신자들이 같은 신앙의 언어로 고백했다는 게 중요하다.”
- 평양 거리 풍경이 많이 바뀌었나.
“2011년 방문(김희중 대주교)했을 때와 비교해 많이 현대화됐다.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고 새로 지은 평양순안국제공항은 이름 그대로 국제공항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우리는 이번에 각자 갖고 간 휴대폰으로 사진을 자유롭게 찍었다. 전에는 입국 때 휴대폰을 맡겨놓고 출국 때 찾아서 나왔다. 북한 주민들도 손전화(휴대폰)를 제법 많이 사용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