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동방정교회 화해 50주년 맞아 기도 당부
▲ 지난해 11월 이스탄불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과 동방정교회 수장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CNS 자료사진】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축하 사절단으로 터키 이스탄불에 다녀온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은 7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귀국 인사를 하면서 작은 선물 하나를 전했다.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가 두 종교의 역사적 사건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들려 보낸 것이다.
교황도 하루 전날 삼종기도 강론에서 50주년에 대해 언급하며 “기도 중에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다른 정교회 지도자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이란 제2차 바티칸 공희회 폐막 전날인 1965년 12월 7일 바오로 6세 교황과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가 바티칸과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에서 각각 화해 선언을 하면서 1000년 가까이 이어진 두 종교 간의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것을 말한다.
이 역사는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330년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고대 도시 비잔티온에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새 수도를 건설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제는 제국의 영토가 워낙 넓어 통치가 어려운 데다 구로마의 권력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도를 결심했다.
이때부터 그리스도교 세계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을 비롯해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 등 5개 도시가 핵심을 이뤘다. 하지만 7세기에 이슬람이 발흥하면서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은 이슬람 권역으로 편입됐다. 이로 인해 서로마 교황과 동로마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그리스도교 세계를 이끌어가는 두 축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언어(라틴어와 그리스어)가 달라 전례와 신학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동로마에서는 로마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다”(가톨릭) “성령은 성부에게서만 나온다”(정교회)며 옥신각신한 필리오케 논쟁이 신학적 다툼의 대표적 예다. 동유럽 슬라브족에 대한 선교 주도권을 놓고도 갈등을 겪었다.
두 지도자는 결국 1054년 서로 파문장을 주고받으면서 기나긴 결별에 들어가고 말았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사소한 차이지만 당시 상황은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 그리 간단치 않았다. 1204년 4차 십자군 원정대의 콘스탄티노플 침략은 분열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었다.
동서교회가 공식적으로 화해의 제스처를 주고받은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무렵이다. 정교회가 가톨릭의 공의회 초대에 응하고 가톨릭이 「동방교회에 관한 교령」을 발표하면서 두 교회는 1965년 마침내 화해의 포옹을 할 수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 강론에서 “하느님께 그리고 우리 서로 간에 분열의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하지 않고는 일치를 위한 참된 여정은 있을 수 없다”고 형제적 용서와 일치를 강조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