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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 “무관심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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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차 세계 평화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 담화 해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49차 세계 평화의 날(1월 1일) 담화에서 세계화된 무관심을 자비의 희년 정신으로 극복하고 평화 건설의 일꾼이 되어줄 것을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촉구했다.

교황은 ‘무관심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룩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개인 차원을 넘어 세계적 차원이 됐다고 우려했다. 2년 전 발표한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언급한 이른바 ‘무관심의 세계화’(globalization of indifference) 현상에 또다시 주목한 것이다.

▲ “이 세상의 고통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법을 배우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묻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무관심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라고 재촉한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터키 국경 난민 수용소에서 국경 통과 허가를 기다리는 시리아 난민들. 【CNS 자료사진】
 

교황이 이 주제에 거듭 집중하는 이유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불평등을 조장하고 불평등은 폭력으로 치달아 결국 평화가 깨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황이 안타까워하는 무관심의 세계화는 거창한 화두가 아니다. 국가와 국제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우리 자신 안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일상화된 현상이다. 교황은 “다른 이를 배려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닫아버리고 주변을 둘러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고 타인의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회피하는” 게 바로 무관심의 태도라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고통받는 이들의 부르짖음에) 묻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우리와 상관없는 그들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환경 파괴 역시 무관심의 결과라고 본다. 이와 관련된 질타는 12월 17일 바티칸 주재 신임대사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환경에 대한 무관심은 인간이 하느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생긴 다양한 형태의 우상화로 인간성이 비틀리고 균형을 잃은 데 기인한다.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환경에 대한 무관심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왜 타인에게 무관심한가?

교황은 무관심의 근본 원인이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에 있다고 본다. 그릇된 인본주의와 실천적 유물론의 영향을 받아 하느님 없이 살아가려는 태도는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다고 여겨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교황은 이를 ‘그릇된 자기 이해’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이 개인의 사적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영역으로 확산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 이웃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은 불의와 심각한 불평등을 조장한다. 소득 불평등이 심할수록 계층 갈등과 범죄율이 높아져 사회가 불안해지는 악순환은 지금 한국도 겪고 있다.

교황은 또 개인 이기주의와 정보 범람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자극적 정보들과 관련해 “인간을 마비시켜 문제의 심각성을 상대화시킬 것이다. 이로 인해 터무니없는 일반화에 빠져 가난한 이들과 가난한 나라들의 고통을 자업자득이라고 비난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연대와 자비의 정신 회복 호소

교황이 제시하는 무관심 극복의 열쇠는 연대와 자비의 정신 회복이다.

인간은 왜 이웃은 물론 다른 피조물들과 연대해야 하는가. 교황은 하느님의 구원 강생 신비를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한다. 하느님이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통해 인간 가운데 내려오시어 인간은 물론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까지 시선을 둔 이유는 바로 당신 피조물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다른 피조물도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에게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고 하신 하느님 물음은 인간에 대한 연대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또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 29-37)를 들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상기시킨다. 2014년 방한 중 “고통 앞에 중립 없다”는 명언을 남긴 교황은 이번 담화에서 “고통 앞에서 걸음을 멈추라”고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이 세상의 고통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법을 배우라고 요청하십니다. 할 일이 많아 바쁘더라도 자신이 지닌 수단을 동원해 타인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 걸음을 멈추라고 요청하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회심’ 곧 아버지와의 화해이다. 돌로 된 마음을 살로 된 마음으로 바꿔야 타인에게 자신을 열어 참다운 연대를 도모할 수 있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가정과 교육의 책임

교황은 가정과 교육기관이 연대의 정신 확산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한다. 가정은 사랑과 형제애 공동생활과 나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가치를 전달하는 첫째 자리이기 때문이다. 또 자유 상호 존중 연대는 어린 시절부터 체험하며 몸에 익혀야 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비는 하느님의 심장”이라며 그 심장이 힘차게 고동치는 장소가 하느님 모습인 인간 존엄이 위협받는 곳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교회의 으뜸 진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며 “자비의 희년 정신으로 우리 삶 안에서 무관심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깨닫고 가정 이웃 일터를 시작으로 현실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라”고 촉구한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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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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