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뮐러 추기경 인터뷰
▲ 프란치스코 교황과 손을 잡고 카메라 앞에 선 신앙교리성 장관 뮐러 추기경(가운데). 【바티칸=CNS 자료사진】
“교황님은 자신만의 독특한 강론과 사목적 접근 스타일을 갖고 계십니다. 많은 사람이 거기에 호응하죠. 하지만 그분의 모든 말씀과 행동은 가톨릭 교리라는 큰 틀 안에서 해석돼야 합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루트비히 뮐러 추기경은 최근 독일 주간 평론지 「디 차이트」(Die Zeit)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보수 성향의 비평가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발언을 헐뜯는 데 대해 “가톨릭 교리의 프레임으로 다시 해석해 보라”고 권했다.
서구 비평가 중에는 교황 강론이나 연설 중에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는 자본주의 탐욕’ ‘불평등 해소’ ‘저항과 연대’ 같은 얘기가 나오면 교황을 급진 좌파 선동가쯤으로 헐뜯는 사람이 더러 있다. 심지어 교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이단자(heretic)라고까지 한 혹평도 있었다.
뮐러 추기경은 “이단자란 교회가 선포하고 신자들이 믿어야 하는 계시된 진리를 고집스럽게 거부하는 사람을 말한다”며 “직무상으로 보나 개인적 경험으로 보나 그들 주장은 전부 틀렸다”고 말했다. “신앙교리성이 교황 반대자들에 대한 기소권을 부여받았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고 일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늘 가난한 사람들을 지지합니다. 또한 신학적으로 변두리는 변방이 아니라는 생각과 인류 희망은 뉴욕 증권거래소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다는 사실을 절대 굽히지 않으시죠. 그런 모습이 제 마음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독일 출신의 뮐러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임명한 장관이다. 신앙교리성은 신앙의 진리와 윤리 도덕을 수호 증진하는 교황청 핵심 부서다. 그는 “교회 내부의 세속화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임무를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또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 해방신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즈와 ‘가난’을 주제로 책을 낸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해방신학이 라틴 아메리카에 하나의 축복이라고 믿었기에 저자로 참여할 결심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그 점이 구티에레즈의 평생에 걸친 헌신에 감사하는 이유다. 난 급진 좌파 해방운동가들에게 점수나 따려고 참여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답은 남미 현실에서 가난한 이들을 신학 연구의 중심에 놓은 구티에레즈의 정신에는 동의하지만 여기에 좌파 이데올로기와 마르크스주의를 혼합해 복음을 혁명 이데올로기화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님께서 하느님의 구원 의지는 힘들더라도 가야 할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톨릭 신자든 개신교 신자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 말씀은 진리입니다. 어떤 이슈건 그 진리에 관한 것이라면 타협이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협상 파트너가 아니잖습니까.”
그는 또 (엄격한) 신앙 수호에 대해 “신앙은 유권자 요구에 맞춰 바꾸는 정당 프로그램이 아니다. 교회는 진리를 식별하기 위해 애쓰는 철학자 집단도 아니다. 지난 2000년 동안 교회를 보호한 것은 성령”이라고 말했다.
지구촌을 뒤흔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이슬람 학자들과 정치인들이 폭력은 알라의 뜻에 어긋난다고 단호하게 말해야 합니다. 이슬람 내부에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한 진정한 권위자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폭력은 신앙의 핵심과 모순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근본주의는 반(反) 그리스도적이고 비도덕적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하느님 뜻이 절대 아닙니다. 이슬람ㆍ유다교ㆍ가톨릭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그는 “사실 이슬람 동료들과 대화할 때는 늘 조심스럽다”며 “우리는 계몽됐는데 너희는 여전히 중세에 빠져 있다는 식으로 그들을 깎아내리는 듯한 인상을 주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