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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위해서라면 ‘사자 굴’이 무서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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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기자 질문 600개 답변… 대중매체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세상과 소통

▲ 지난해 7월 남미 사목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교황님 우린 그렇게 사납지 않다니까요.”

2013년 7월 브라질로 향하는 교황 전용기 기내. 수행 기자들 가운데 베테랑급인 멕시코의 한 기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내 기자회견을 성사시키기 위해 “우리는 보기보다 순하다”는 감언이설(?)로 교황을 안심시켜야 했다.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에도 인터뷰를 싫어하는 성직자로 소문이 난 데다 관행을 과감히 뛰어넘는 성향인 터라 기자회견에 선뜻 나설 것 같지 않아서였다. 교황이 해외 사목방문 후 로마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기자단을 만나는 것은 10년 넘은 전통이다.

교황은 6일 후 귀국 비행기가 이륙하자 후미에 있는 ‘사자 굴’(The lion s den)로 걸어 들어가 마이크를 잡았다. 사자 굴은 떼로 모여 대답 곤란한 질문을 쏟아내며 ‘물어뜯으려’ 하는 기자단을 뜻하는 은어다.

“사실 인터뷰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이번 방문 의미는….”

교황은 80분 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식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제가 좀 모험을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오늘 그다지 사납지 않은 사자들을 만났네요”라는 조크를 던지고 자리로 돌아갔다.

교황이 기자와 카메라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한 세기 전만 해도 교황이 대중매체와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현대 역사에서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최초의 교황은 레오 13세로 기록돼 있다. 바티칸은 1892년 자칭 사회주의자라는 프랑스 여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교황과 기자의 독대를 주선했다. 1년 전 무신론적 사회주의 확산에 대응하는 회칙 「새로운 사태」를 발표한 레오 13세는 새로운 방식 즉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그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어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짐작된다. 인터뷰는 「르 피카로」지 1면을 장식했다. 신문사로서는 대특종이었다.

1965년 바오로 6세 교황 인터뷰는 획기적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을 앞두고 교회 밖의 사회 매체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옛날처럼 교황 혼자 말하는 뻔한 인터뷰 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봅시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세상이 변했어요. 오늘날 너무나 많은 사람이 신앙을 저버리고 있습니다. 교회는 문을 열어야 해요. 무신론자들과 신앙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말해야 합니다.”

당시 한 기자는 “인터뷰는 원고 없이 솔직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교황도 세상과 직접 기민하게 인간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위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후임 교황들은 더 용감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불빛을 마다치 않고 무신론자ㆍ철학자ㆍ개종자들을 만나 메시지를 전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해외 사목방문 때 기자들을 아예 전용기에 동승시켰다. 기내 기자회견도 처음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즉위 이후 지금까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약 600개 대답을 내놨다. 이 추세라면 역사상 인터뷰를 가장 많이 한 교황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세상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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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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