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생활의 해’ 기념 연구 심포지엄 설문조사서 드러나 ‘영적 충전’ 가장 절실
여성 수도자들은 과중한 업무와 책임감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체로 수도자가 본당에 꼭 상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제와 겪는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사제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태도이며 교구 사제들에게는 수도 생활에 대한 올바른 이해 생활의 모범과 올바른 사목 방향 등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22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개최한 ‘봉헌 생활의 해’ 기념 연구 심포지엄에서 엄재중(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전국의 모든 여자 수도회 수도자 10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자들은 현재 수도 공동체에서 가장 절실한 것으로 성숙한 인간관계(44.3)를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으로는 영적 충전(52.8)을 꼽았다.
이날 심포지엄은 ‘봉헌 생활의 해’를 맞아 연구소와 장상연합회가 공동으로 1년 동안 수행해온 ‘한국 여자 수도회 봉헌 생활 현실과 쇄신 방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는 또 수도 성소의 감소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식하고 수도회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상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다각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문수(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사는 ‘한국 여자 수도회의 현실과 미래 전망’ 발표를 통해 “대다수의 수녀회가 양적인 면에서 정점을 지나 하락하는 추세는 거대한 사회적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박 박사는 “탈권위화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수도자는 더 이상 준(準) 성직자의 권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봉헌 생활이 아직도 우리 시대에 매력적인 삶의 방식임을 여러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 수도 생활의 도전과 희망’을 발표한 이현숙(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수녀는 “과거 서구 수도회가 체험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시대 문화라는 두 가지 충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우리 체험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들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이를 기초로 비전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