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가능할까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교회는 또 이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를 짚어본다.
남북 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합의의 백미는 남북이 1991년 말 발표하고 1992년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다. 여기에 사실상 남북 간 모든 합의 내용이 다 담겨 있다. △상대 체제 인정ㆍ존중(내정 불간섭ㆍ비방 중상 중단ㆍ체제 파괴나 전복 불추진) △군사적 신뢰 구축과 군비 통제 △평화체제 구축이 그것이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발표
이에 앞서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이른바 7 7 선언을 발표해 민족공동체 관계로의 발전에 나섰고 1990년 8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남북협력기금법’을 제정함으로써 남북 경협이 이뤄질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갖췄다. 이어 남북은 1991년 12월 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전의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 담긴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의 3원칙이나 2000년의 6ㆍ15 공동선언에 담긴 남북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평화적 공존 2005년 9ㆍ19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와 미ㆍ북 미ㆍ일 관계 정상화 경제ㆍ에너지 협력 동북아 평화ㆍ안보체제 등은 1991년 공동선언을 재확인하거나 구체화하는 의미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무산 위기에 놓인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군사적 억제라는 문제만 놓고 평화를 얘기할 수는 없기에 한반도 평화체제를 제도화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인내심 일관성 유연성을 갖고 꾸준히 대북정책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군비와 핵 통제를 위한 동북아 다자 안보 협력을 비롯해 국제사회 차원에서 갈등 구도를 완화해 나갈 포괄적이고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화체제 구축 위한 많은 과제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할지 이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은 △6ㆍ25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하는 평화협정 체결 △우발 충돌을 막기 위한 한반도 군사관리기구 설치 △남북 간 하나의 시장과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낮은 단계의 남북연합 단계 △동북아 차원의 다자안보협력을 통한 군비ㆍ핵 통제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안들이 동북아 당사국 미ㆍ일ㆍ 중ㆍ러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데다 우리 정부의 선택 폭이 좁다는 점이다. 당장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만 해도 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유엔만이 할 수 있다. 이 밖에 전후 배상 문제와 서해 경계협정 핵 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설 평화나눔연구소 임강택(마르티노) 소장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의 균형추를 제재와 압박으로 틀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며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남북 관계나 한반도 현실에 대한 이해가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긴장 속 교회의 몫은
교회는 남북 긴장 국면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난해 분단 70주년을 맞기까지 20여 년간 한국 천주교회는 민족 화해를 위한 기도 운동과 교육 형제적 나눔을 실천해 왔다. 대북 지원에 대한 교회 안팎 인식이 평행선을 긋는 상황에서도 북한과의 대화와 굶주리는 형제들에 대한 긴급 지원을 해왔고 이에 앞서 기도를 통해 구심점을 모았다.
한국 교회는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서울 평화나눔연구소와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등을 통해 화해 교육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임순희(헬레나)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우리 신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한반도에 평화를 주시기를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라며 “기도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기도의 힘이야말로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여정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제는 많은 이들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도 없고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과 같은 교회의 민족 화해 노력에 참여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할 일꾼으로서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이은형 신부도 “남북 관계에서도 ‘자비의 특별 희년’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기도 운동과 교육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란 핵 협상 타결이나 미ㆍ쿠바 수교에 이어 마지막 남은 문제인 북한 비핵화나 북미 간 관계 개선 문제에서도 세계 교회와 연대 기도를 요청하고 대북 지원에 함께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