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제평생교육원, 사제 연례 연수에 요리 강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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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교구 사제 연례 연수에서 사제들이 요리 수업을 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
“신부님들, 당근엔 비타민A가 많으니 많이 잡수셔야지요. 오이는 5등분하세요.”
“양파를 자를 때에는 양파가 흩어지면 안 돼요. 팽이 모양 그대로 프라이팬에 올려 굽다가 약간 갈색으로 노릇하게 익으면 완성 접시에 올려놓으세요.”
14일 서울 서초동 하선정요리학원. 사제 19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박희지(젬마)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채소를 다듬는다. 오늘 배울 초급 요리는 오이소박이와 찹스테이크 채소볶음, 안동찜닭이다. 옆 실습실에서는 중급반을 신청한 사제 10명이 크램차우더스프, 돼지고기 수육 등을 조리하고 있다.
14~15일 이틀간 진행된 요리 강좌에서 사제들이 배운 초ㆍ중급 요리만 14가지. 사제들은 원장의 조리 지도를 받으며 서툰 칼질로 채소를 직접 썰어 볶고, 스테이크도 직접 구워냈다. 조리법을 메모하는 사제가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로 인증 사진도 남겼다.
이 요리 수업은 서울대교구 사제평생교육원(원장 원종철 신부)이 ‘요리와 건강한 사제 생활’을 주제로 마련한 제2차 사제 연례 연수. 2012년부터 시작, 2013년부터는 초급과 중급을 나눠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사제 30여 명이 요리 강좌를 수강하고 있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제평생교육원은 사제들이 사목 현장에서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요리 강좌를 사제 연수에 포함했다.
원종철 신부는 “이미 유럽 교회에서는 신부가 스스로 밥을 해 먹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미 아침과 주말 식사를 신부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선교지에 파견되는 사제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은 사제 생활에 필수적이다.
홍기범(대치2동본당 주임) 신부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미래를 대비해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싶어 신청했다”며 “조리법을 알고 있으면 인스턴트 식품을 사서 먹더라도 요리 과정을 알고 먹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제평생교육원은 사제들이 자신의 신원과 직무에 합당하게 살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