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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선, 가톨릭 표심이 영향 미칠까?

전 국민의 83%가 신자…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후보 반대 움직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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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83가 신자…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후보 반대 움직임 확산

▲ 가톨릭 교계의 거센 반대에 직면한 필리핀 유력 대선 후보 로드리고 두테르테.



5월 9일로 예정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가톨릭 표심(票心)이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지만 막말을 일삼아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0) 다바오 시장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선정적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밝혀지자 가톨릭 지도자들이 ‘두테르테 반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아시아 가톨릭 통신(UCAN)에 의하면, 그는 최근 지지자 모임에서 1989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 당시 재소자들에게 끔찍하게 희생된 호주 선교사를 두고 “그녀는 정말 예뻤는데, 내가…”라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 조롱을 늘어놔 파문이 일고 있다.

‘전능하신 주님’이라는 평신도 쇄신 운동의 영적 지도자 테오도로 바카니 주교는 “두테르테 같은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에게 표를 주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쇄신 운동의 신자 수는 최소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후보는 이번 막말에 대한 호주 대사의 엄중 항의에 “그렇다면 외교 관계를 끊어버리겠다”고 반박했다. 또 주교들의 잇따른 질책에 대해 “내 발언을 곡해하고 있다”며 주교들을 싸잡아 ‘바보들’(dumb)이라고 지칭했다. 지난해 1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때도 교통 체증이 빚어지는 것을 보고 교황에게 험담했다가 거센 비난에 놀라 사과한 적이 있다.

그는 가톨릭 교계와 여성 단체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19일 “여성과 성폭력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없었다”는 요지의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부대교구장 호세 팔마 대주교는 “국가 지도자는 세계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줄 알아야 한다”며 “만일 우리가 외부 사람에게 그런 조롱을 받는다면 마음이 편하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그의 ‘거친 입’에도 불구하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율 1위를 굳히는 듯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은 그의 범죄 소탕 실적과 과감한 정책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범죄자 10만 명을 처형해 마닐라만의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부정부패와 폭력, 범죄에 지친 국민들이 이런 극단적 독설에 열광하는 양상이다.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장 브로데릭 파빌로 주교는 그의 거듭된 독설에 대해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파빌로 주교는 “더 큰 걱정은 악을 물리치기 위해 악을 행해도 된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나라의 도덕성이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 베네딕도수녀회의 마리 존 마난잔 수녀는 “국민들이 (산적한 문제들의) 신속한 조치와 즉각적 해결을 원하는 터라 다들 그의 말에 속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지지율을 “집단적 광기”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인구의 약 83(8000만 명)가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가톨릭 지도자들이 1986년 ‘파워 피플’ 시민 혁명 이후 특정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두테르테 후보는 2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을 7 포인트 앞서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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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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