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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 ‘학교 성교육 표준안’의 문제점

혼전 성관계·피임 권하는 것이 제대로 된 성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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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 성관계·피임 권하는 것이 제대로 된 성교육인가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한 차례 수정 작업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논란 대상이 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은 데다 피임 위주의 성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가톨릭 교회 생명교육 전문가들은 “몸과 생명에 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전해주지 못하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전면 개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 학교 성교육 표준안 중 피임 관련 내용들.


생명 가치관이 없는 성교육

“성을 개인의 심리 사회적 문제나 생물학적인 측면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교육적인 측면으로 성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성교육에 한 공교육의 책무성을 다하고, 체계적인 성교육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시도된 것이 학교 성교육 표준안의 개발이다.”

학교 성교육 표준안 지도서에 나온 학교 성교육 표준안의 도입 배경이다. 성을 ‘종합적’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돼 있지만, 몸과 생명을 ‘총체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몸의 ‘기능적’이고 ‘생물학적’인 접근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성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피임 위주의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에서 생명교육을 하는 김혜정(베로니카) 한국 틴스타 교사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는 긍정적인 성 가치관을 심어 주는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몸에 담긴 영성적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다 오히려 부정적이고 왜곡된 성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따르면 ‘성의 5가지 영역’을 분류해 적게 돼 있다. 신체 생리적ㆍ정서적ㆍ사회적ㆍ정신적ㆍ영혼적 영역으로 나눠놨다. 교사들이 지도하는 ‘워크북’엔 각 영역에 해당하는 정답이 적혀 있는데 성을 부정적이고 왜곡해서 바라보는 답이 대부분이다. 신체 생리적 영역에는 ‘난자와 정자’ ‘출산’ ‘불임’ ‘성관계’ ‘자위행위’ ‘생리’가, 사회적 영역에는 ‘19금’ ‘성매매’ ‘야동’ ‘바바리맨’ ‘변태’가 예시 답안으로 제시돼 있다. 영혼적 영역에는 ‘성전환자’와 ‘낙태’가, 정신적 영역에는 ‘성교육 시간’ ‘보건 수업’이 적혀 있어 교사들조차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난감할 정도다.

삶에서의 성 의미를 알아보는 과정에선 “성은 에티켓”이라고 가르치게 돼 있다. 더 나아가 “사랑이란 상대방이 자신의 중요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거나 자신을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사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라고 나와 있다.

김 교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욕구를 충족시켜주거나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발상에 당황스럽다”면서 “학생들에게 사랑을 물질로 바라보도록 가르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피임 권하는 성교육


중고등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나온 ‘피임의 종류와 방법’에는 학생들이 이미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전제로 한 내용 일색이다. 또한 피임의 부작용과 피임약의 위험성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다. 중학교 성교육 표준안 워크북엔 피임을 “성관계시 임신을 피하는 방법으로, 부모로서 준비가 될 때까지 부모 됨을 미루고, 원하는 때 아기를 갖기 위하여 출산을 계획하는 것”으로 정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찬주(아가타)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어떻게 피임을 부모 됨을 미루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면서 “원하는 때에 아기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피임 방법으로는 먹는 피임약, 붙이는 피임약, 루프(자궁 내 장치), 콘돔 등을 소개하고 있다. 피임약 작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왜 임신이 되지 않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피임약과 루프에 사용에 관한 부작용은 찾아볼 수 없다. 고등학교 성교육 표준안엔 ‘응급 피임약’조차 피임법으로 소개돼 있다. ‘피임의 선택과 활용 알아보기’에선 결혼 전엔 “일시적이고 비교적 비용이 싼 방법을 선택”하라고 나와 있다. 결혼 후엔 “자녀 출산이 끝나 더 이상 출산을 원치 않을 경우 영구적 피임법이 가능한 방법을 선택”하도록 했다. 사실상 혼전 성관계와 피임을 권장하는 꼴이다.

김 교수는 “루프가 얼마나 위험한 장치인지, 인위적 피임이 불임까지도 유발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내용은 하나도 없고, 임신만 피하면 되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표준안, 전면 개정하거나 폐기해야

성폭력 대처법으로 나온 내용은 학생들조차 실소를 금치 못하는 수준이다. 성폭력 대처법으로 ‘친구와 단둘이 집에 있을 때 :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친구들끼리 여행 갔을 때 : 친구들끼리 여행가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성범죄를 당했을 때 : 가방끈을 길게 뒤로 멘다. 실수인 척 (가해자) 발등을 밟는다’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학교 성교육 표준안으론 제대로 된 성교육, 생명교육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교육부가 지적받은 부분을 일부 고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가톨릭 교회 생명 운동가들은 수정안도 폐기하거나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견해다.

김혜정 교사는 “현행 성교육 표준안은 성과 생명을 분리시킨 상태로 오랫동안 가르쳐 온 성교육의 결과”라면서 “성교육에서 성의 본질적 의미를 깨닫도록 하는 출발점은 ‘몸’이며, 몸에서 일어나는 성과 생명의 작용을 알아가는 것이 성교육의 주된 내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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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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