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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을 때의 고요함과 피자 가게가 그립네요”

프란치스코 교황, 고국 아르헨티나 신문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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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고국 아르헨티나 신문과 인터뷰

▲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6일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희소병을 앓는 미국 소녀 리지 마이어스(5)를 축복하면서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CNS 자료사진】



“교황이 되니까 길을 걸을 때의 고요함과 피자 가게가 그리워요. 교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콘클라베(2013년 교황 선출회의)가 끝나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비행기 표 끊어놓고, 주님 수난 성지주일 미사 강론도 미리 써놨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한 아르헨티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티칸 생활의 소소한 일상과 교황 피선에 얽힌 뒷얘기를 흉금없이 털어놨다.

기자가 “피자라면, 배달 피자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하자 교황은 “그게 어떻게 같으냐. 맛이 다르다”고 대답했다. 또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를 잃은 아쉬움을 이렇게 드러냈다.

“난 늘 도시의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었어요. 추기경 시절에 거리를 걷고, 버스랑 지하철 타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도시는 기쁨을 주죠.”

교황은 사람들과 접촉하며 그들 안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영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성 베드로 광장의) 일반 알현을 즐깁니다. 사람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사이 좋게 지내는 편이에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게 내 인생이라고 해야 할까. 심리적으로도 혼자서는 살 수가 없어요. 그게 교황궁을 놔두고 공동 숙소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유죠. 거기에 방이 210개 있는데, 교황청 근무자가 40개를 쓰고 나머지는 주교와 신부, 평신도 같은 외부 손님이 묵어요. 그들과 함께 식사하고, 함께 미사 봉헌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교황은 베개에 머리를 대면 곧바로 잠이 드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밤 9시에 침실에 들어가서 한 시간가량 이것저것 읽다 잠이 들어요. 숙면을 취하죠. 다음날 새벽 4시면 ‘생체 시계’ 덕분에 스스로 잘 일어나요. 오후에 40분 내지 한 시간 정도 시에스타(더운 나라의 낮잠시간)를 즐기는데, 잠깐 눈을 붙이지 않으면 좀 피곤해요.”

이어 “1990년 7월 15일 밤 가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축일 7월 16일)와 약속한 이래 25년째 TV를 시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프로 축구팀 산 로렌소의 열혈팬이지만 축구 경기 방송도 안 본다고 했다.

교황은 3년 전 콘클라베를 회상하면서 “교황이 될 마음도 없었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선출한 2005년 콘클라베에서도 그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글쎄요. ‘킹메이커’ 정도로는 불렸겠지만 교황까지는…. 아무튼 개표가 이뤄지는 동안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 후메스 추기경이 ‘걱정하지 마세요.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니까’라고 말하더라고요.”

교황은 또 “인간의 드라마틱한 상황을 접하면 슬플 때가 많다”며 희소병을 앓는 어린이와 재소자를 만날 때가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과 식사를 할 때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누가 이 사람들이 죄를 지었다고 믿겠는가. 여기 들어와야 할 사람은 이들이 아니라 나 같은 사람 아닌가?’ 저는 그들 속에서 고통을 느껴요.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감사해요. 나 같은 사람(죄인)을 감옥에 처넣지 않아서.”

이어 “사람들 많은 데서 눈물을 흘린 적은 없지만 눈물이 나는 걸 간신히 참은 적은 여러 번 있다”며 그중 하나가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에 관해 얘기할 때라고 말했다.

유럽에 강력 테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기되는 신변 안전 위협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하느님 손안에 있는데 뭐가 두렵겠어요. 다만 어떤 상황이 닥치면 신체적 고통은 면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죠. 겁쟁이(?)라서 그런가, 정신적 고통은 잘 견디는데 신체적 고통은 잘 못 참아요.”

“가난한 교황이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유머 섞인 답변을 내놨다.

“거기에 ‘가난한 사람(poor guy)’이라고 하나 더 붙여주면 좋겠는데. 가난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복음에서 그걸 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요.”

교황은 기자와 카메라에 둘러싸여 사는 피곤함에 대해 “그들이 문맥 속에서 단어 하나만 쏙 빼서 쓸 때”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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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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