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장신호 보좌주교 임명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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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신호(꽃다발 든 이) 주교와 조환길(장 주교 왼쪽) 대주교, 대구대교구 사제들이 임명 발표식 후 기념 사진을 찍으며 박수로 축하해 주고 있다. 이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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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신호(앞쪽) 주교가 5월 31일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대구대교구 성모당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이힘 기자 |
9년 만에 새 보좌주교를 맞은 대구대교구는 축제 분위기다. 5월 22일 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을 봉헌한 데 이어 새 보좌주교가 탄생하자, 교구민들은 감사와 기쁨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2010년 12월부터 홀로 교구를 이끌어온 조환길 대주교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조 대주교는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대구대교구 장신호 요한 보스코 신부를 보좌주교로 임명하신 것을 공식적으로 공포합니다. 박수!”
5월 31일 오후 7시, 대구대교구청 본관 회의실. 전임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를 비롯한 대리구장 신부들과 참사위원 1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긴장된 목소리로 보좌 주교 임명을 발표했다. 기쁨의 박수가 터져 나왔고, 비서실장 김성래 신부가 신임 주교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부족한 제가 교황님에 의해 대구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받았습니다. 대주교님을 성실하게 보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장신호 주교)
“가뭄에 단비가 내린 기분입니다. 모든 교구민이 기다린 보좌주교가 탄생했습니다. 지난주에 주교좌 범어대성당 봉헌식도 했는데,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조환길 대주교)
조 대주교는 축하 인사를 통해 “우리 교구가 100주년을 지내면서 하느님이 은혜를 많이 주셨다”며 “새 보좌 주교와 함께 교구 역사를 잘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교구청 본관 옆 성모당에는 교구민들이 평소와 같이 잔디밭 주변에 둘러앉아 기도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저녁, 5월 성모 성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성모의 밤 행사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교구청 회의실에서 임명 발표식을 마친, 조환길 대주교와 신임 장신호 보좌 주교, 사제단들이 취재진들에게 둘러싸여 성모당으로 나왔다. 두 주교는 성모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잠시 기도를 바쳤다. 교구민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교구 총대리 하성호 신부가 마이크를 잡고 깜짝 발표를 했다.
“대구대교구는 성모님께 봉헌된 교구입니다. 성모님께서 5월에 겹경사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을 봉헌했고, 오늘 교황님께서 우리 교구에 보좌주교를 임명해 주셨습니다.”
놀라움과 환호 속에 기쁨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신자들은 취재진들 붙잡고 “정말 보좌주교가 탄생했느냐”고 되물으며 감격해 했다.
주교로 임명된 후 처음 교구민 앞에 선 장 주교는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짧게 소감을 발표했다. 교구민들은 신임 주교를 위해 주모경을 바치고, 두 주교의 축복을 받는 기쁨까지 누렸다. 저녁 식사 후 교구청에서 묵주기도를 하며 산책하던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들도 주교 임명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대교구는 오랫동안 보좌주교 탄생을 염원해 온 만큼 신임 주교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를 연이어 마련했다. 이튿날인 1일, 신임 장 주교는 교구청 성모당에서 100여 명의 교구청 직원 및 신자들과 인사하고 축하 인사를 받았다. 교구 문화홍보실 황미나(비비안나)씨와 교구 관계자들에게 꽃다발을 받은 장 주교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신자들과 악수를 했다.
조 대주교는 “내가 주교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새 주교님이 부족한 점을 잘 메꿔주시리라 믿는다”며 직원과 신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이호성(아우구스티노) 교구 평신도위원회 총회장은 “교구민이 학수고대했던 보좌주교님이 탄생해 모두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다”면서 “보좌주교님이 100주년을 이어가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장 주교는 대구관구 대신학원 대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은경축을 맞는 교구 사제 23명과 신학생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사제 성화의 날인 3일에는 범어대성당에서 교구 사제단과 첫인사를 나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장신호 주교 인터뷰
“아버지께서 부르셨다면 믿고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은 지상에서 당신이 원하신 것을 하신 게 아니라, 아버지께서 원하신 소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셨습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이 부르심을 따라가겠습니다.”
교구장 보필이 우선
대구대교구 신임 장신호 보좌주교가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임명 소감이다. 장 주교는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보좌주교의 직분은 교구장님의 사목적 염려를 같이 헤아리고, 교구장님이 맡기는 일이 교구 안에서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보필하는 것입니다. 조환길 대주교님의 사목적 이념이 교구민들에게 더 잘 전달되고, 우리 사제단과 한마음을 이뤄 교구가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 주교는 신학교 시절,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 권고 「현대의 사제 양성」을 읽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착한 목자, 양 떼를 사랑하는 목자를 생각하며 사제 성소의 꿈을 키웠다. 그의 사제 수품 성구는 “나는 내 양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압니다”(요한 10,14)다.
장 주교는 “예수님은 나를 따라오려면 자기 뜻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는데 이는 내 생각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착한 목자인 예수님을 조금 더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사랑, 아버지의 기도
장 주교는 삶에 신앙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으며 “늘 새벽 미사에 나가시고, 언제나 묵주를 들고 계실 정도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셨다”면서 “어머니의 사랑과 더불어 아버지의 기도가 제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로마에서의 유학 생활과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로 서울에서 생활해 향수병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장 주교는 “언젠가는 대구로 돌아오겠다고 생각했고, 결국은 돌아왔다”면서 “제가 태어난 고향 땅에서 주어진 소임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주교는 “교구민들에게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린다”며 “교구장님을 정성껏 보필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신자들을 만나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