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사제들의 희년’ 폐막 미사 강론에서 ‘겸손한 봉사’ 거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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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제들이 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사제들의 희년 폐막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바티칸=CNS】 |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조장하는 상관(boss)이 아니라 자신의 양 떼와 함께 걸어가는 목자”라며 권위를 버리고 신자들 삶으로 들어가 헌신할 것을 사제들에게 당부했다.
교황은 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사제들의 희년’ 폐막 미사 강론에서 “사제는 자신의 계획을 위해 선택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 맡긴 구체적인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유(塗油)된 존재”라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착한 목자상을 강조했다.
교황은 “착한 목자에게는 장갑이 낯설다”는 표현으로 사제가 두려움 없이 궂은 일에 뛰어들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교황은 예수 성심 대축일인 이날 세계 각국에서 모인 수천 명의 사제들에게 ‘찾아 나서고’, ‘받아들이고’, ‘기쁘게 살라’는 3가지 당부를 했다.
‘찾아 나서는’ 것과 관련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가지 않느냐?”(루카 15,4-5)는 복음 말씀에 빗대 “이는 지체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업무 시간 외에도 찾아 나서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느님 마음을 따라 사는 목자는 자신의 편안함을 보장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근무 시간을 계산하는 사제를 머리를 쓰는 회계사에 비유했다.
‘받아들이는’ 삶에 대해서는 “목자는 양 떼와 함께 걷고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요한 10,3-4 참조)며 “목자는 험담과 판단, 독설을 버리고 먼저 헌신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착한 목자 예수님의 기쁨은 다른 이들을 위한,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기쁨”이라며 “사제는 사람들을 그런 주님의 기쁨으로 인도하는 ‘통로’가 되었다는 기쁨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제는 하느님의 양순한 마음을 따라 사는 목자이기에 완고함도 합당치 않다”고 덧붙였다.
또 “사제의 마음은 순간의 감정에 내맡기는 무용수의 마음이 아니다”며 “성령으로 가득 차서 형제들에게 열려 있고, 주님 안에서 그들을 위해 살 준비가 돼 있는 것이 바로 사제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하루 전날 사제들에게 행한 영성 강의에서도 “자비를 행하는 손은 더러운 게 당연하다”며 사람들의 복잡한 삶으로 들어가 자비를 실천하는 ‘현장 사목’을 강조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을 위해 헌신할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는 리마의 로사 성녀 말을 인용해 “교회는 잘못과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언제나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었다”며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제가 되라고 격려했다.
“신자들은 사제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하지만, 돈은 자비를 잃게 하는 것을 알기에 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재물을 경계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1일부터 사흘간 로마 일대에서 열린 사제들의 희년 행사에서 3번에 걸쳐 사제 영성 강의를 했다. 또 1일에는 “사제들이 언제나 자비의 사랑이 넘치는 모습을 지닐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