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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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산 주교 장례 미사- ‘착한 목자’ 떠남에 인천교구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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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엄수된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장례 미사와 고별 예식 후 고인의 영정과 관이 답동주교좌성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장례 미사 후 고별 예식을 마친 뒤 고인의 영정과 관이 장지로 향하기 위해 운구 차량에 실리고 있다. 수천 명의 사제와 신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열린 하관 예식에서 수도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하관 예식이 진행되고 있다.

▲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봉헌된 하관 예식에서 유가족들이 슬픔 속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정신철(왼쪽) 주교와 장봉훈 주교가 고인을 떠나보내며 허토하고 있다.



인천교구가 울었다.

2일 인천 답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제2대 교구장 최기산 주교 장례 미사는

신자들의 슬픔과 애도 속에 엄숙하고도 경건하게 거행됐다.

교구장 주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자

새벽부터 모인 신자들은

애써 눈물을 삼키면서도 슬픔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갑작스러운 ‘교구장 주교와 이별’에 모두 비통한 표정이었다.



○…답동주교좌성당은 이른 새벽부터 장례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찾은 교구민들로 메워졌다. 현직 교구장 주교의 선종이란 아픔 속에 인천교구 신자들은 5월 30일 선종 당일부터 나흘간 미사와 연도를 쉬지 않고 바치며 고인과의 이별을 아파했다.

이날 성당 내부는 일반 신자 1000여 명이 자리했다. 평소 교구의 큰 행사 때마다 성당 좌석을 사제들이 먼저 채우고, 신자들이 마당에서 미사에 참례했던 것을 매번 안타까워했던 최 주교의 마음을 교구 측이 반영한 것. 교구는 성당 중앙 통로를 제외한 좌·우측 통로와 2층 계단까지 최대한 신자들이 들어와 가까이서 최 주교의 넋과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신 성당 마당에 자리한 사제와 수도자,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신자 3000여 명은 스크린을 보며 고인의 안식을 빌었다. 미사에 참례한 주교단 30여 명도 미사 중 이따금 동료 주교가 안치된 관을 바라보며 안식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미사는 평화방송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전임 교구장 나길모 주교,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애도 메시지가 낭독됐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고별사에서 “곁에서 뵈어온 주교님 모습은 참으로 소탈하고 따뜻하셨으며, 무엇보다 대북 지원 사업과 새터민 정착에 도움을 아끼지 않는 등 약자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참된 목자이셨다”며 “6월 5일이 주교님의 영명 축일이신데, 아마도 하느님께서 직접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주시려고 부르신 것 같다”고 넋을 기렸다. 염 추기경은 복받친 감정을 애써 추스르며 눈시울을 붉힌 채로 “이제 영원한 지복직관의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기원했고, 신자들은 추기경 기도에 “아멘”으로 함께 답했다.

교황대사 파딜랴 대주교는 “최 주교님은 인천교구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교회는 곧 사랑’이라는 증언을 남겨주셨다”며 “최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나 주교도 메시지를 보내 “고인의 영혼이 하느님 품에서 안식을 누리도록 2일과 4일 미사를 봉헌하고, 고인의 영혼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는 애도 메시지에서 “최 주교님은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위원장으로서 천주교와 개신교의 오랜 단절을 끊고 공적인 신학 대화와 협력의 길을 놓으신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평화와 상생을 위한 일생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종교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 화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원불교 교정원장 한은숙 교무도 메시지를 통해 최 주교의 선종을 함께 슬퍼했다.

미사에는 문재인(티모테오) 전 의원과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주교님, 안녕히 가세요. 사랑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고별 예식이 끝나고 최기산 주교의 영정과 관이 답동대성당을 빠져나가자 신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소리 내 울었다. 대형 운구 차량 앞으로 신자들은 질서 있게 줄을 지어 최 주교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주교회의 부의장 장봉훈 주교는 장지인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하관 예식을 주례했다. 곧 깊이 2m에 달하는 바닥으로 최 주교의 관이 내려가자 사제, 수도자, 신자들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선종 직후부터 장례 미사 때까지 슬픔을 꾹 참았던 정신철 주교는 하관예식 때 상기된 표정으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만나는 신자들에게 긴말 없이 줄곧 “기도 부탁드린다”고 했던 정 주교는 하관 예식 후 유가족들을 챙기며 “힘내시라”고 당부했다.

인천교구는 4일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고 최기산 주교의 삼우 미사를 봉헌했다.



○…최기산 주교와 가까웠던 사제와 신자들은 모두 그를 ‘소탈한 사제’, ‘선한 목자’, ‘자비로운 주교’로 기억했다. 최 주교는 신자들을 격의 없이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교구 사제들의 어려움과 수고도 잊지 않고 늘 챙겨 ‘사제단 결속’을 튼튼히 했다. 행사나 사목 방문 때 주례한 미사 강론에서는 진중하면서도 늘 재치있는 농담을 섞어 신자와 사제들 웃음을 자아내는 탁월한 설교가이기도 했다.

대신학교 동기인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는 “최 주교님은 젊은 사제시절 때부터 ‘사목 잘하는 신부’, ‘강론 잘하는 신부’로 유명했다”며 “그런 소탈한 성품으로 신자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제들을 도와주려고도 애를 많이 쓰셨다”고 회고했다.

60년 지기 이찬우(인천교구 상동본당 주임) 신부는 “어릴 때부터 최 주교님은 착하고 올바르며 말이 앞서기보다 상대 마음을 먼저 헤아리신 자비로운 분이었다”고 말했다.

박정자(베로니카, 70, 인천 원당동본당)씨는 “주교님은 늘 인자하시고 모든 이들을 배려하신 분이셨다. 마치 아버지를 잃은 듯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답동대성당 카페 매니저 정정은(첼리나)씨는 “틈나는 대로 보좌 주교님과 성당 마당을 산책하시던 주교님께서는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즐겨 드시곤 했다”며 “격의 없이 오셔서 ‘다음번엔 그 과일 나도 같이 좀 먹자’던 주교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고 했다.

최 주교 동생인 최기호(도미니코)씨는 “너무 아쉽고 슬프다. 그럼에도 우리 가족은 형님이 이 세상에서 주교님으로서 하실 역할을 다 수행하신 것으로 여기고, 하느님 곁에서 평안히 쉬시길 기도했다”며 애통해 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사진=이힘 기자 len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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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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