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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가톨릭 표심은?

영국, 23일 EU 탈퇴 여부 결정… 종교 지도자들은 잔류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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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3일 EU 탈퇴 여부 결정… 종교 지도자들은 잔류 지지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에 반대하는 가톨릭 지도자들을 묘사한 캐리커쳐. 【가톨릭 헤럴드 갈무리】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브렉시트(Brexit, British+Exit)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영국인들 심경이 복잡하다. 투표일은 23일이다.

‘잔류’를 택하자니 남아 있어 봐야 경제적 부담만 가중될 뿐 득이 될 게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탈퇴’하자니 금융 충격은 물론 유럽사회에서 ‘왕따’를 당할까 걱정이 앞선다. 여론은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다.

가톨릭 신자들의 망설임은 더하다. 일반 국민은 경제적 손익을 저울질해 결정하겠지만, 신자들은 가톨릭 정신에 뿌리를 둔 EU의 탄생 배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유럽 통합을 꿈꾼 이들이 그린 청사진은 지금의 EU처럼 경제 안보 정책 분야의 이해관계로만 작동되는 연합이 아니었다. 유럽 국가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그리스도교 유산, 특히 가톨릭 사상과 문화를 정신적 기반으로 하나의 유럽을 건설하자는 게 콘라트 아데나워(독일), 데 가스페리(이탈리아 총리), 로베르 쉬망(프랑스 외무장관) 같은 가톨릭 정치인들 구상이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아데나워는 나치에 의해 가택 연금을 당한 1933년부터 레오 13세와 비오 11세 교황의 사회교리 문헌을 탐독하면서 하나의 유럽을 구상했다.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둔 정체성을 전후 유럽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다고 확신한 그는 수상이 된 후 유력한 가톨릭 정치인들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유럽을 꿈꾸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반 영국이 이 꿈에 동참을 결정할 때 한참 뜸을 들인 이유가 이런 ‘가톨릭 정서’ 때문이었다. 영국의 국교는 성공회다.

아무튼 이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석탄철강ㆍ경제 관련 기구들이 발전해 1993년 탄생한 것이 EU다. 하지만 EU는 2004년 헌법 초안을 만들 때 신앙적, 도덕적 정체성을 쏙 뺐다. 교황청은 이런 기류를 사전에 감지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우려를 전달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권고 「유럽 교회」(2003년)에 “유럽 헌법 조약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유럽의 종교 유산, 특히 그리스도교 유산에 대한 언급을 조약에 포함시키길 호소한다”(114항)는 구절을 넣은 것은 이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하느님이 빠진 유럽의 정신’에 대해 강도 높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끝내 수용되지 않았다. 그는 이를 통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교적 유산을 새롭게 다시 적용하려던 초기의 열광적 태도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고, 유럽 통합은 전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만 이뤄졌다. 정신적 기반에 관한 문제는 (…) 완전히 배제되고 말았다”(「미래의 도전들」 133쪽).

EU의 초심이 퇴색했더라도 가톨릭 교회는 그 뿌리를 기억하고 있고, 또 교황들이 유럽의 정체성 회복을 수없이 호소한 터라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종교 지도자들은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 성공회의 상징적 인물인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 37명은 “영국은 유럽의 여정을 계속 걸어야 한다”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유럽은 EU를 통해 협력했기에 지난 70년간 역사상 최장의 평화 시대를 보냈다”며 EU를 평화 유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의 빈센트 니콜라스 추기경과 코막 머피-오코너 추기경 같은 고위 성직자들도 사견을 전제로 잔류를 지지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에 관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적은 없다. 지난 5월 6일 샤를마뉴상 수상 연설에서 “유럽이여, 대체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는 표현을 3번씩이나 써가며 유럽의 정신 회복을 촉구한 게 힌트라면 힌트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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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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