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반발해 설립, 교황 추구 개혁·변화에 강한 불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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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PX 총장 펠레이 주교 |
사도좌와의 일치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던 성 비오 10세회가 “우리의 주목적은 교회법적 인정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일치 노력 중단을 시사하는 듯한 성명을 6월 29일 발표했다.
성 비오 10세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혁 정신에 반발한 프랑스의 마르셀 르페부르 대주교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성직자들을 규합해 1970년 설립한 전통주의자회(the traditionalist society, 약칭 SSPX)다. 역대 교황들은 설득, 파문, 복권 등의 조치를 취하며 이들과 일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구체적 성과는 없는 상태다.
SSPX 총장 베르나르 펠레이 주교는 이 성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하는 개혁과 변화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교황이 교회 가르침에 오류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교회 통치에 고통스러운 혼란이 있으며, 교황을 포함해 많은 성직자가 부추기는 과오에 맹렬한 비난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 “가톨릭 신앙과 도덕에 관해 선언하기 위해 힘을 ‘가져야만 하는’ 교황을 위해 기도하면서 보속하겠다”고 성명 마지막 단락에서 밝혔다.
SSPX 장상회의 직후 나온 이 성명은 사도좌와 재일치할 수 있는 기회를 잠정 중단, 또는 포기한 것이라는 게 교황청 안팎의 분석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도좌와 SSPX의 접촉은 지난 4월 2일 바티칸에서 교황과 펠레이 주교가 비공개로 만난 것이다.
역대 교황들의 노력에서 보듯, ‘사도단의 으뜸’인 교황 입장에서 이 대형 성직자단을 사도좌에 일치시키는 것은 크나큰 숙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SSPX와의 대화를 위해 지난해 바티칸 고위 성직자 3명을 이들 신학교에 파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 자비의 희년 동안 SSPX 사제들에게 보는 고해성사의 유효성을 인정하겠다고 자비의 희년 대사(大赦)에 관한 서한에서 밝혔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머지않아 SSPX 사제 및 장상들과 완전한 친교를 회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일치를 낙관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도 이들이 고수하는 공의희 이전의 ‘트리엔트식’ 전례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2009년 주교 4명의 파문을 철회하는 등 누구 못지 않게 공을 많이 들였다. 1988년 파문당한 주교 4명은 교황 승인 없이 주교를 자체 임명, 축성한 데 연루된 이들이다.
SSPX 누리방 자료에 따르면, 이 조직에 속한 성직자 수는 600명이 넘고 4개 국에서 6개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