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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도 요한사도 |
한·미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성주 배치를 공식 발표한 지 한 달여가 됐다. 하지만 한 여름 폭염만큼이나 이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쟁점이다.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된 성주군에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았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찬·반이 확연히 갈라져 있다. 유력 대권후보인 국민의 당 안철수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투표를 주장하며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고 또 다른 대권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은 당론으로는 찬성이지만 자기 지역구로 불똥이 날아올까 전전긍긍하면서 눈치만 보는 신세다.
교회에서는 얼마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가 입장문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둘러싼 긴장과 위기는 군사력을 과시하는 압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과연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11월에도 이런 구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알다시피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맞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거친 입 트럼프가 설마 당선되겠느냐’며 고개를 흔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애써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 미국 내 움직임을 봐야 한다.
최근 트럼프가 힐러리에 4~6 승리할 것이라는 미국 내 여론조사가 나올 정도로 트럼프와 힐러리는 현재 백중세다. 더구나 세계 각 나라에서 최근 등장했거나 재집권에 성공한 지도자들의 면면이 과거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일본의 아베 총리,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중국 시진핑 주석은 공통적으로 권위적 성향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 그리 민주적 성향의 지도자는 아니지만 그 나라 국민들은 그들에게 환호하고 정권을 맡기고 있다.
공화당 후보 트럼프는 7월 말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집권할 경우 미국이 동맹 및 다른 나라와 맺은 군사협정, 무역협정을 모두 재협상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당장 트럼프 머릿속에 한국 땅에 배치되는 사드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겠지만 사드도 트럼프가 말하는 재협상 군사협정에 포함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미가 현재 성주에 배치하려는 사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무기 체계다. 발사대 6개, 고성능 엑스밴드 레이더, 화력 통제 시스템, 요격 미사일 48발로 구성된 사드포대 1곳을 배치하려면 1조 5천억 원 정도가 들고 이 돈은 미군이 부담하게 된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이렇게 비싼 무기 체계인 사드를 미국의 돈을 들여 한국에 호락호락 배치할 것인지 의문이다. 돈이 많이 드니 배치를 보류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국이 돈을 더 내면 배치하겠다는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만약 트럼프가 사드 배치를 전면 재검토할 경우 지금까지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야당은 환호할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면서 사드를 배치하자고 사정하게 될지 궁금하다. 다만 어떤 경우든 걱정되는 점은 취약한 우리의 방공망이다. 지난 7월 레이더 전자파 측정을 위해 대한민국의 핵심 시설을 방어하는 최일선 수도권 공군부대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본 건 사드도 신형 패트리엇3도 아닌 독일군에서 쓰던 중고 패트리엇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