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주최한 ‘2016 평화의 바람’이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열렸다. DMZ 국제청년평화순례와 한반도 평화나눔포럼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가톨릭 교회 지도자와 평화 문제 전문가, 분쟁 지역 활동가는 물론 평화의 미래를 일궈나갈 청년들이 함께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세계 평화와 화해 실현을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분단 현장을 체험하고,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 현실을 진단하며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았다.
특히 분쟁 지역에서 온 해외 참가자들은 평화의 바람에 진정한 의미를 더했다. 중동과 안티오키아 마로니트 교회의 총대주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대교구장과 바냐루카교구장 등은 분쟁과 내전의 실상을 전하며 비극을 막기 위한 가톨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일깨웠다. 보스니아 내전의 가해국이자 피해국인 세르비아, 내전과 테러를 겪은 레바논, 전쟁이 끊이지 않는 남수단 등지에서 온 청년 참가자들은 평화와 화해가 얼마나 값진 가치인지를 온몸으로 확인했다.
전쟁과 분쟁이 끝났다고 해서 평화가 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멈춘 지 60년이 넘었지만, 긴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계 곳곳엔 테러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평화는 하루아침에 찾아오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의 사도가 돼야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꾸준하게 대화와 이해를 통해 평화를 가꾸고 화해를 이뤄가야 한다는 것을 2016 평화의 바람은 분명히 보여 줬다. 이 바람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