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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들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 성인으로 선포

교황, 시성식 거행… 데레사 성녀 본받아 “자비 실천하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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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시성식 거행… 데레사 성녀 본받아 “자비 실천하라” 강조

▲ 교황이 마더 데레사 대형 초상화 아래에서 마더 데레사를 성인으로 선포하고 있다. 【바티칸=CNS】



“그가 보여준 자비는 빈곤과 고통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사람들에게 ‘빛’이 됐습니다. 이제 그의 미소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전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 마더 데레사(1910~1997)를 성인으로 선포하면서 “오늘 이 여인, 수도자 마더 데레사를 이 세상과 봉사자들에게 넘긴다(pass)”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삶을 모범으로 삼아 세상에 자비를 실천하라고 참석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교황이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를 성인으로 선포하는 순간,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12만 명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열광했다. 마더 데레사가 생전에 가장 사랑한 인도 콜카타의 빈민들, 그리고 그의 고향 마케도니아 스코페 주민들도 TV로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면서 환호했다.

교황은 성 마더 데레사를 “하느님 자비를 풍성하게 나눠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난한 이들뿐 아니라 낙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태어나자마자 빈곤 속에 버려진 아이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은 점을 상기시킨 후 “인간 생명을 지킨 자애로운 성인”이라고 칭했다.

교황은 또 “마더 데레사는 빈곤을 초래한 이 세상의 힘 있는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절감하라고 말한다”며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 속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힘 있는’ 사람들의 양심을 흔들어 깨웠다.

교황은 마더 데레사가 실천한 자비는 “모든 것에 맛을 내는 소금이었고, 빈곤과 고통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사람들에게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의 말을 할 줄 모르지만, 미소 지을 줄은 압니다”고 마더 데레사가 즐겨 한 말을 떠올리고 “우리도 그의 미소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전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를 ‘성 데레사’라고 부르는 게 어색할 것이다. 그의 성스러움은 우리에게 너무나 가깝고 다정하기에 계속 ‘마더 데레사’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성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초대된 1500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밀라노와 나폴리 등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에 거주하는 이들은 귀빈석(VIP)에 앉아 감격 어린 표정으로 성인 탄생 순간을 지켜봤다. 교황청은 시성식이 끝난 후 이들에게 점심으로 따근따근한 피자를 대접했다. 이 급식을 위해 사랑의 선교회 수녀와 수사 300여 명, 요리사 20명, 대형 피자 오븐 3개가 동원됐다.

교황은 전날 자비의 봉사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교회에 대한 신빙성은 여러분의 봉사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며 마더 데레사처럼 봉사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마더 데레사는 1980년대 한국을 3차례나 방문해 150㎝ 단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찬 육성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역설한 바 있다.

1981년 김포공항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의 마디진 손에 들려 있던 성경과 묵주, 작은 헝겊 가방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이 그를 감싸 안다시피 하고 환영 인파를 헤치며 공항을 빠져나오는 통에 다음날 신문에 ‘보디가드 김 추기경’이란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1985년 3차 방문 때는 판문점에 찾아가 그리스도의 평화의 빛이 북녘땅에도 비추어 주기를 기도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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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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