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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 국내 입양 활성화 위해 개정한 입양특례법,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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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특례법은 국내 입양 활성화와 복지 증진을 위해 개정됐지만 취지와는 달리 영아 유기, 낙태를 조장하고 있다. 사진은 성가정입양원을 설립한 고 김수환 추기경이 성가정입양원의 아기를 어루만지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 현행 입양특례법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미혼모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양육 지원을 통해 책임감 있게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급선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현행 입양특례법은 1976년에 제정하고 1995년에 개정한 관련법을 입양 아동의 보호와 복리 증진을 위해 전부 개정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라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를 받으려면 출생 신고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모의 신원이 밝혀질 수 밖에 없는데 미혼모들은 친자관계가 기록으로 남는 것을 꺼린다.

본래 취지와는 달리 입양특례법이 영아 유기, 낙태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양특례법의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보완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교회가 미혼모 아기가 유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베이비박스에는 해마다 200여 명의 아기가 들어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은 2010년 4명, 2011년 37명, 2012년 79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후인 2013년에는 아기가 급격히 늘어 252명이 베이비박스에 놓였다. 2014년에는 280명, 2015년에는 278명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유기됐다.

2012년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입양에 관한 요건과 절차에 대한 특례와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정됐다. 국내 입양 활성화와 입양 아동의 권익 증진을 위한 법이지만, 입양특례법이 아기의 출생 신고를 의무화하면서 신원 노출을 꺼리는 미혼모들이 아기를 버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유기 아동 수는 2010년 24명, 2011년 41명, 2012년 79명에서 2013년에는 22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유기 아동 급증

입양특례법 개정 당시, 가톨릭 미혼모자 보호시설인 인천자모원ㆍ청주자모원ㆍ대전자모원 원장들은 “출산 후 비밀 보장을 원하는 미혼모에게 입양특례법은 가혹한 형벌”이라며 “입양특례법이 시행됨에 따라 출산의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미혼모들은 출생 신고보다 낙태나 유기를 선택할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

입양특례법은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시행됐지만 오히려 국내 입양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연도별 국내외 입양현황을 보면, 2011년 2464명이었던 전체 입양 아동 수가 2012년 1880명, 2013년에는 922명, 2014년에는 1172명, 2015년에는 1057명으로 특례법 시행 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원장 남혜경 수녀)의 한해 입양 아동 수는 100~120명이었는데 입양특례법 시행 후 절반으로 줄어 40~5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에는 20명으로 떨어졌다. 남혜경 수녀는 “많은 미혼모가 출생 신고를 하고 1, 2년 아기를 키워 보지만 결국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원가족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개정 취지가 무색하게 된 것이다.

주호영(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월 현행 입양특례법의 문제점을 보완, 미혼모를 보호하고 영아 유기를 예방할 수 있는 입양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입양 기관의 장이 입양될 신생아동에 대한 가족 관계를 미혼모를 대신해 등록하도록 한 게 주요 골자다. 출생 기록은 법원과 중앙입양원에서 관리하도록 해 입양 아동이 커서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미혼모에 대한 충분한 양육 지원 급선무

미혼모들이 출생 신고를 꺼린다고 해서 출생 신고 의무화를 없애는 것은 복지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입양 관련 전문가들은 국가가 출생 신고를 통해 원가족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미혼모 가정에 충분한 경제적 양육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육 방법을 비롯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미혼모 가정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통합적인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산교구 미혼모자시설 생명터 노미진(엘리사벳) 원장은 “아기 출산과 동시에 출생 신고를 해야 해서 아예 입소 자체를 하지 않는 미혼모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양육하려는 엄마들에게 출생 신고는 부담되지 않지만 입양을 보내려는 엄마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서 아예 시설 입소와 같은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장은 “미혼모들이 미혼모자시설에서 1년간 생활하고 퇴소할 때 주거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미혼모들을 위한 안정적인 주거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혜경 수녀는 “우리 사회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위기에 개입하는 지원이 굉장히 부족한 편”이라며 “입양에 앞서 미혼모들이 책임감 있게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제안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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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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