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가 교구 설정 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강희근 지음/128쪽/가톨릭출판사/8000원)가 출간됐다.
유섬이는 전라도 최초의 신자였던 복자 유항검의 딸로, 1801년 신유박해로 유항검이 순교한 뒤 9살 때부터 거제도 관비로 유배돼 71세까지 동정녀로 살았다.
유섬이의 행적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거제도호부사 하겸락의 문집인 「사헌유집」(思軒遺集)에서 관련 기록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무덤도 발견됐다.(본지 2014년 4월 20일 2면, 5월 25일 3면 기사 참조)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당시 총대리)는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뒤 시인인 강희근(요셉·73·진주 봉곡동본당) 교수에게 관련 내용을 극으로 구성해 볼 것을 제안했고, 강 교수는 짧은 문헌을 토대로 유섬이의 삶을 시극으로 풀어냈다.
시극은 ▲피어린 초남이 마을 ▲안골의 달 ▲매화나무에 매화 ▲유처녀의 성(城) 등 총 4막으로 구성됐다. 유섬이가 거제도에 관비로 유배 오는 장면에서 시작해 양반집에 위탁 관리되는 시기, 수많은 혼담을 물리치며 동정을 지키다 토굴을 짓고 들어가 25년간 동정을 지키며 기도생활 했던 시기 등을 담고 있다.
배 주교는 추천사에서 “전라도 땅 양반 가문의 귀한 따님이 천주교 박해로 관비가 되어 어린 나이에 경상도 땅 거제도로 끌려갔다 끝내 무덤 하나 남기고 간 이야기가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며 “이 귀한 문헌이 민초들의 사무치는 주제로 시극화되고 연극이 되어 우리 겨레 전체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 마산교구는 설정 50주년을 맞아 ‘순교자의 딸 유섬이’에 대한 지구별 순회특강을 이어오고 있으며, 내년에는 시극 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