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진목정성지 ‘범굴’, 내부 상당 부분 무너져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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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과 태풍 영향으로 진목정성지의 범굴 윗부분이 침하하고, 동굴 내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무너진 동굴의 암석들의 무게 중심이 아래로 쏠려 동굴 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박궁선 연구위원 제공 |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던 경북 경주시 산내면의 진목정성지 내 ‘범굴’이 최근 지진과 태풍 ‘차바’로 동굴 내부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남교회사연구소 박궁선(베네딕토) 연구위원은 김용범(진목정성지 담당) 신부와 함께 최근 범굴을 찾았다가 “9월 지진 발생 후 태풍까지 겹치면서 암석들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리면서 동굴의 윗부분이 내려앉고 내부가 상당히 훼손됐다”고 밝혔다. 박 위원에 따르면, 범굴로 올라가는 ‘십자가의 길’도 빗물에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범굴은 병인 박해 때 목숨을 잃은 허인백(야고보), 이양등(베드로), 김종륜(루카) 순교자들이 숨어 살던 동굴이다. 박해를 피해 울산 간월산 죽령리의 공소에 모여 신앙생활을 한 이들은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이곳 단석산 범굴로 숨었다.
박 위원은 “범굴이 비바람에 속절없이 상처를 입고 말았다”면서 “이대로 방치하면 동굴의 원위치마저 흔적없이 사라질 염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진목정성지와 영남교회사연구소는 이른 시일 안에 범굴 복원 계획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