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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학술 발표회, 한국 교회 성모 신심 고찰
‘성모성심회’는 한국 천주교회에서 공인받은 첫 번째 신심 단체다. 1846년 11월 2일 충남 공주 수리치골에서 제3대 조선대목구장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가 성모님께 조선 교회를 봉헌하면서 창립했다. 앞서 주문모 신부가 1795년 설립한 ‘명도회’가 있었으나 이 단체는 신심 단체라기보다 사도직 단체에 가깝다.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는 성모성심회 설립 170년을 맞아 1일 수리치골 총원에서 ‘성 다블뤼 안토니오, 조선 교회 봉헌과 성모성심회 설립’을 주제로 학술 발표회를 열었다. 성모성심회 설립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와 성모 신심에 관한 신학적ㆍ교회사적 통찰을 나누는 자리였다.
전영준(가톨릭대 영성신학 교수, 주교회의 성서사도직 총무) 신부는 한국 교회 마리아 신심의 바탕이 되는 ‘유럽에서의 마리아 교의와 신심’ 주제 발표를 통해 “검증한 마리아 교의에 바탕을 두고 마리아 신심을 실천해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신부는 “프랑스 선교사들이 초기 한국 교회에 전한 마리아 신심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안전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정화됐던 운동이었기에 우리나라 신자들이 마리아 신심을 비교적 과도하지 않은 가운데 건전하게 실천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그는 “오늘날 신자들은 마리아 신심 운동을 어긋날 정도로 과도하게 실천하지 않기 위해서 늘 마리아 교의를 올바로 알아듣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그리스도 중심적인 마리아론이 마리아 교의와 신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조현범(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수리치골 성모성심회 연구’ 주제 발표를 통해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던 성모성심회가 어떤 경위로 조선 수리치골에서 분회를 설립했고, 구체적 모임 성격과 성 다블뤼 주교와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조 교수는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는 1846년 병오박해가 한창일 때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조선 교회가 회복되고 교우들의 신앙이 증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해 성모성심회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설립 배경에 대해서는 “성모성심회원인 다블뤼 신부가 조선에서 성모성심회를 설립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가 조선 교회 새 수호성인으로 선포된 것과 관련해 사목 차원에서 신심 활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한국 사회에 가톨릭 교회가 서학 서적을 통해 도입된 만큼, 책을 통한 성모 신심 수용이 먼저 이뤄졌고, 주문모 신부의 지도로 신앙 체험의 차원에서 성모 공경이 확산됐으며, 교회 직권자의 승인을 받아 공적인 성모 신심을 실천하는 성모성심회가 발족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김정환(내포교회사연구소장) 신부는 ‘한국 교회의 은사회와 성모성심회’ 주제 발표에서 “1960년대에 들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대표되는 현대화 과정에 한국 교회는 성사와 신심 생활 면에서 큰 변화에 직면했고, 그것이 성모성심회와 같은 신심 단체들이 사라지는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