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구장이란 직분이 겉에서는 화려할지 모르겠지만 깊은 기도 안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직무입니다.”
교구장 임명 발표식 후, 고 최기산 주교가 쓰던 교구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한 정신철 신임 인천교구장은 “최 주교님의 사목 방향은 ‘문화 복음화’였다”면서 “최 주교님은 20년 전부터 재단법인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을 통해 불우 청소년을 위한 시설을 운영해 왔고, 미혼모와 새터민 시설을 비롯해 미래사목연구소, 한국가톨릭문화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음화를 위한 노력을 해 오셨다”고 설명했다.
정 주교는 “최 주교님 모습을 본받아 지역사회에 그리스도교 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신앙과 기도, 나눔 안에서 교구 공동체가 어떻게 지역사회에 깊이 복음적인 문화를 퍼뜨릴 수 있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밝혔다.
기도와 나눔을 두 축으로
이어 정 주교는 “올해 교구가 55주년이지만 어떤 사업보다도 신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기도와 나눔을 두 축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는 하느님과 인간의 수직적 사랑이고, 나눔은 인간과 인간의 수평적 사랑입니다. 수직과 수평의 사랑이 공유될 때 하느님의 사랑이 지역사회에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2010년부터 6년간 주교회의 해외선교ㆍ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온 정 주교는 “위원장을 지내면서 기쁘고 감사하게 살았다”면서 “교구 안에서도 해외 교회와의 나눔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는 나눠주는 교회로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목표어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인 정 주교는 “보좌 주교로 서임됐을 때 주교 직분을 받기 어렵고 힘들어 경당에서 기도할 때 떠오른 구절”이라면서 “주교로서 사목표어를 실현해나가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직 교구장 중 가장 젊은 교구장이라는 질문에는, “교구장직을 수행하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교회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자질과 영성, 덕을 쌓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주교는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 나가면서 교구의 많은 일을 풀어가겠다”며 “가급적 일은 덜 하고, 신부님들을 만나러 많이 가겠다”고 다짐했다.
1년에 한 번은 야구 경기 뛰고파
야구 해설가 수준일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 정 주교는 앞으로 야구할 시간이 없겠다는 말에 “야구는 신부님들과 몸으로 부닥치면서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며 “시간적, 체력적으로는 어렵겠지만 1년에 한 번은 7개 교구 야구 경기 때 함께 뛰고 싶다”고 말했다.
글=이지혜 기자
사진=이힘 기자 lensmans@pbc.co.kr